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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배 | 조선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세계 소프트웨어(SW) 시장 규모는 2012년 1조1081억달러(1200조원)로 휴대폰 시장의 10배가 넘고, 메모리와 비메모리를 합친 반도체 시장보다 4배나 더 크다. 또 SW는 높은 부가가치율, 취업 유발 효과와 함께 제조·서비스업과 융합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SW의 부가가치율은 49.6%로 제조업(24.6)의 두 배가 넘고 매출 10억원당 고용창출은 16.5명으로 제조업 10.5명보다 훨씬 높다. 


오늘날 세계 경제는 SW가 강한 나라가 지배하고 있다. 세계 SW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미국의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들 기업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새로운 SW의 생태계를 만들어 지금 전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SW 산업 현실은 어떤가. 대한민국에는 ‘SW 산업이 없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우리나라 국내 SW 시장 규모는 1.8%인 20조원에 불과하다. 또한 임베디드 SW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패키지 SW도 해외 기업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75%에 달한다. 불법 복제율도 40%를 넘어 여전히 후진국 수준이다. 세계 SW 시장에서 IT 강국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9개국 중 14위로, 2010년 글로벌 500대 SW 기업 중 한국 기업은 하나도 없다. 



마이크로소프트 한국지사가 국내 벤처기업 등에 보낸 우편물 중의 하나. (경향신문DB)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식경제부는 여전히 하드웨어 제조업 마인드와 조직 시스템으로 움직이고 있다. 근본적으로 SW 산업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하드웨어 머리를 가진 관료들이 SW 산업 정책을 입안하고 일선에서 이를 집행하고 있기 때문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앞으로 전 세계적인 IT 재편과 트렌드 변화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까닭에 지금과 같은 분산된 정부 정책 구조하에서는 제대로 된 대응과 정책 방향을 잡을 수 없다. 


따라서 IT 산업이 ‘외화내빈’에서 벗어나 선진국으로의 진입을 위해서는 SW의 불공정한 거래 관행을 철폐하고 지적재산권 인정, 국내 상용 SW 유지보수율의 현실화, SW 개발 고급 인력 양성, SW 전문 싱크탱크 설립 등 정부와 업계의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이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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