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31일 오후 11시(현지시간) ‘드디어’ 유럽연합(EU)을 탈퇴한다. 2016년 6월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에서 EU 탈퇴를 결정한 지 3년7개월 만이다. 2015년 5월 총선에서 과반을 얻은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보수층 일각의 EU 탈퇴 주장을 정리하겠다며 공약한 국민투표의 결과가 EU 탈퇴로 나타나면서 혼란은 시작됐다. 보수당과 정치권은 ‘이러려고 국민투표한 것이 아닌데’라고 당혹해했지만 화살은 이미 떠났다. 민심을 읽지 못한 오만과 오판이었고, ‘무모한 도박’이었다. 영국 내부도, EU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극심한 혼돈에 빠졌지만 더 헤맨 것은 의회였다. 현대 의회민주주의의 효시라던 영국 정치는 보수당과 노동당이 극한으로 대립했지만 무기력의 끝을 보여줬다. 총리가 두 번 바뀌고, ..
망자가 살아와 사업동의서에 서명하고 저승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솔스톤과 등산로 5.7㎞를 단 3분 만에 이동할 수 있는 스페이스스톤을 소유한 전문가(AWP양양 풍력사업). 설악산 초입부터 정상까지, 연인원 80명이 투입된 조사를 단 2명이서, GPS보다 수십배 정확한 공간분석능력을 발휘하며 한나절씩 단 이틀 만에 완료하는, 아이언맨 슈트를 착용한 괴력의 전문가(설악산 오색케이블카). 토양미생물 관련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자마자 어류와 저서무척추동물을 혼자 조사하는, 위대한 학습능력의 닥터스트레인지급 천재전문가(낙동강 대저대교). 양서류와 파충류, 어류, 포유류의 모든 조사를 동시에 진행하는, 인간의 능력을 초월한 브루스 배너급 천재 필드생태학자(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참으로 불가사의한 능력의 소유자들이다. ..
부산경남경마장이 2005년 개장한 이래 무려 7명의 말 관리사, 기수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해 12월 문중원 기수 유족들은 고인의 장례를 미루는 결단 끝에 서울로 상경하였고 동시에 사망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및 제도 개선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가 결성됐다. 이후 기자회견 개최 및 노사협상, 집회, 오체투지, 추모문화제 등을 통해 사태 해결을 촉구해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문중원 기수 유족들에게 이번 설 연휴는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시간이 되었다.한편 마사회는 기수노조와 노사협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 22일엔 보도자료를 통해 문중원 기수가 유서에서 제기한 경마 승부조작, 조교사 개업비리 의혹 등의 문제와 관련,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상은 허울에 가깝다. 시민대책위원회는 설 당일에..
수사권 조정 법률안이 통과되자 곳곳에서 경찰개혁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당장 대통령부터 국가경찰과 자치경찰로 이원화하고, 국가경찰은 행정경찰과 수사경찰로 분리하자며 관련 법안의 신속한 처리를 주문하고 있다. 검찰개혁과 경찰개혁은 하나의 세트로 움직여야 한다는 거다. 전혀 다른 차원의 목소리도 있다. “국민에게는 검찰개혁이라고 속이고 결국 도착한 곳은 경찰공화국”이란 악담이 그렇다. 물론 검사의 말이다. 그래도 “경찰개혁안은 어디로 사라졌냐”는 질문에는 답변이 필요하다. 일단 사실관계부터 따져보자.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 권한은 줄어들고, 경찰 권한은 더 커졌을까?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검사의 수사 지휘를 없애고, 검사와 경찰관이 ‘서로 협력한다’고 바뀌는 건 맞지만, 이는 명목에 불과할 뿐, 수사의 실질..
사회 최대 현안인 불평등 해소를 위해 최고임금 일부를 최저임금과 연동해 제한하자는 총선 공약이 나왔다. 정의당이 낸 ‘최고임금제’ 공약으로, 임금 최고액을 국회의원은 최저임금의 5배, 공공기관은 7배, 민간기업은 30배까지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이미 관련 조례를 만들어 시행하는 곳도 있는 만큼, 사회 전체가 진지하게 논의할 때가 됐다고 본다. 정의당은 지난 29일 “상식 밖의 임금불평등이 고착화한 사회에서는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성장도, 사회통합도 보장할 수 없다”며 “최고임금제를 도입해 갈수록 심각해지는 소득불평등을 개선해야 한다는 국민의 요구에 응답하겠다”고 최고임금제 도입 취지를 밝혔다. 아울러 외부인사로 구성된 국회의원보수산정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도 밝혔다. 최고임금법은 일명 ..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30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2018년 울산시장 선거에서 송철호 후보 출마와 더불어민주당의 단수 추천에 개입한 의혹이 초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30년 지기인 송 시장을 당선시키기 위해 대통령비서실장이 공약 수립, 경쟁후보 회유까지 관여·지시했는지도 수사선상에 올라있다. 검찰은 4월 총선에 미칠 영향을 감안해 임 전 실장 사법처리 여부는 총선 후로 미뤘다. 전날엔 검찰이 송 시장과 백원우·박형철 전 청와대 비서관, 황운하 당시 울산경찰청장 등 13명을 선거개입·하명수사 의혹으로 무더기 기소했다. 이로써 작년 8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비리부터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을 거쳐 5개월째 이어진 검찰의 청와대 수사는 일단락됐다.진위 공..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의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전세기로 귀국하는 교민들의 격리 보호시설로 충남 아산과 충북 진천을 결정하면서 해당 지역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우한 교민 격리 생활시설로 지정된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의 인근 주민들은 지난 29일 두 곳 개발원의 진입로를 막고 밤샘 농성을 벌인 데 이어 30일에도 격리시설 지정 철회를 요구하며 반대 시위를 계속했다. 여기에 지방의회와 시민단체들까지 가세하면서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님비’형 시위라고 할 수 있다. 30일 첫 2차 감염을 포함한 신종 코로나 환자 2명이 추가로 발생하면서 국내 확진자가 모두 6명으로 늘었다. 감염증 공포가 확산되면서 격리시설을 위해요소로 받아들이는 아산·진천 ..
연애-결혼-출산-육아의 자연적 연계를 당연하게 여기는 낭만적 사랑이 파탄나고 있다. 젊은 여성이 벌이고 있는 비혼, 비출산, 비연애, 비섹스라는 4B 운동이 대표적인 징후다. 이에 대해 국가는 저출산이라는 인구 문제로 접근하고, 가부장제 사회는 여성 혐오로 대응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젠더 분리주의가 빠른 속도로 번져가고 있다.낭만적 사랑이란 두 남녀가 서로 자아를 탐색하고 존중하고 숭배하면서 각자 분리된 자아를 합쳐 공통된 자아로 확충하는 것이다. 낭만적 사랑에서는 나의 자아를 확충시켜줄 상대방을 만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상대방의 자아를 엄청나게 탐색하는데, 그게 바로 연애다. 연애하는 동안 두 자아는 자유롭고 평등하다. 경제적 부, 정치적 권력, 사회적 지위, 몸과 나이와 종교, 인종과 국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