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미국 뉴욕타임스 1면 머리기사를 처음 장식한 때가 1988년 6월24일(현지시간)이다. 제목은 ‘지구온난화는 시작됐다, 전문가 상원에서 말하다’였다. 미국 항공우주국의 제임스 핸슨 박사는 전날 미 상원에서 “지구온난화가 이산화탄소와 다른 온실가스에 의해 강화된다고 99% 확신할 수 있다”고 증언했다. 그의 증언은 대중들에게 지구온난화·기후변화의 심각성뿐만 아니라 그 피해가 미래세대의 부담이 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경종이었다. 하지만 정부를 움직이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그로부터 27년이 지난 2015년은 기후변화의 또 다른 이정표가 세워진 해였다. 그해 12월에는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체결됐다. 195개국이 지구 평균기온을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합의했다. 기후변화 ..
지난 2월11일 일본 NHK 뉴스에 의하면, 전날 일본 경제산업성 소위원회는 후쿠시마 사고 원전에서 배출되어 누적되고 있는 삼중수소 등을 포함한 오염수 처분방법으로 해양방출을 추천하는 내용의 정식 보고서를 일본 정부에 제출했다. 이에 근거하여 경제산업성은 지역 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한 후 해양방출 시기 등을 최종적으로 결정할 방침이다.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해양방출에 대하여 후쿠시마현과 이웃한 이바라키현 지사는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일본 어업계도 어업 피해 때문에 반대를 표명하고 있으며, 일본 유권자 절반 이상도 반대한다는 것이 최근 여론조사 결과다.국내에서도 지난달 14일 시민환경단체들로 구성된 탈핵시민행동이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정부에 방사능 오염수 해양방출 철회를 강력히 요구했다.현재 사..
제주 성산에 사는 ㄱ씨는 자신의 집이 제2공항 사업 예정지로 편입된 사실을 어느 날 저녁 뉴스를 보고 알았다. 현 제주공항의 관제시설을 개선하고 보조활주로를 활용하면 ‘제2공항은 필요 없다’는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 보고서는 은폐되었다. 제2공항 사업 근거인 2045년 항공여객 수요는 ‘사전타당성 검토’ 4560만명, ‘예비타당성 보고서’ 4042만명, ‘기본계획 용역’ 3890만명으로 일관성이 없었다. 애초 잘못된 수요예측으로 제2공항 사업을 설계한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지역주민 460명이 서명해 요구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 협의 의견 공개를 거부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입지적 타당성이 매우 낮은 계획’ ‘갈등 해소와 주민 수용성 우선 확보’ ‘합동 현지조사’ 등을 요구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집 앞..
어목연석(魚目燕石)이라는 말이 있다. 물고기의 눈과 중국 연산(燕山)에서 나는 돌은 모두 옥(玉)과 비슷하지만 옥이 아니라는 뜻으로, 진짜와 비슷하지만 본질과는 완전히 다른 것을 이르는 말이다. 지난주 한전의 2019년 결산실적이 나오자 ‘탈원전=한전 적자’라는 잘못된 주장이 다시 등장하는 것을 보며, 에너지전환의 본질이 가려지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사실 본격적인 ‘탈원전’은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다. 2017년 23GW이던 원전 설비용량은 2024년이 되면 27GW까지 늘어난다. 이 기간 중 문을 닫는 원전은 3GW에 불과한 반면, 새로 문을 여는 원전은 7GW에 달하기 때문이다. 2016년 이후 원전이용률이 하락했던 이유는 과거 건설된 일부 원전에서 콘크리트 공극 등이 발견되어 국민의 안전을..
20년 전 새벽 4시 영하 15도의 골목길을 기억한다. 싼 맛에 구입한 새벽 비행기를 타러 공항 가던 길, 폐지 줍는 할머니를 보았다. 그는 75도쯤 굽은 등으로 쓰레기를 매만져 자기 몸체만 한 폐지를 구원해냈다. 누가 감히 게을러서 가난하다고 하는가. 고 노회찬 의원은 새벽 4시 구로에서 강남 가는 6411번 버스를 타는 청소 노동자에 대해 말했었다. 한겨울 새벽길에는 세상에서 가장 부지런하고 가장 가난하고 가장 고마운 사람들이 있다. 이 세계의 평온을 몸으로 떠받치는 사람들.2018년의 ‘쓰레기 대란’이 폐지로 돌아왔다. 똑같은 전개다. 전 세계 50%의 폐기물을 수입하던 중국이 이를 금지했다. 폐기물을 떠넘길 곳이 없어지자 폐기물 가격이 폭락한다. 그 결과 재활용의 춘추전국시대 혹은 ‘만인에 대한 ..
요즘 겨울답지 않게 따뜻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미세먼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공포와 함께 지구촌 사람들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다. 스티븐 호킹 박사가 남긴 유언장에는 인류가 앞으로 100년 안에 새로운 행성을 찾아 지구를 떠나지 않으면 멸종할 것이라는 경고가 들어 있다. 그 원인으로 환경파괴, 지구온난화, 원자력발전소와 핵폭탄, 사람들의 건강 악화 그리고 소행성 충돌을 들었다. 소행성 충돌을 제외하곤 모두 인간의 활동에 의한 것이다. 그런데도 당장의 돈벌이에만 혈안인 머니좀비(money zombie)들과 이들과 한통속인 정치인들에겐 기후변화도 부정의 대상이어서 10년 뒤 지구의 운명이 정말 걱정이다. 이들에게 지구를 맡기기보다는 지구촌 시민들이 직접 지구를 지키기 위해 나서야 한다.최근 잇따르는 폭염..
서울중앙지법이 6일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AVK) 법인과 전직 임직원들에게 각각 벌금 260억원과 징역 1~2년 및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조작, 기준치를 초과한 질소산화물(NOx)을 배출하는 경유차 12만대를 들여와 이 중 상당량을 판매한 혐의다. 지은 죄에 비해 벌금의 규모나 형량이 가벼운 것은 아쉽다. 징역형을 선고받은 박모 전 사장 등은 법정구속을 면했고, 독일로 도피한 요하네스 타머 전 총괄사장은 선고가 연기됐다. AVK의 행위는 의도적 조작에 의한 환경범죄라는 점에서 그 죄가 무겁다. 경유차가 배출하는 질소산화물은 인체에 치명적이다. 폐암 등을 일으키는 1급 발암물질인 일산화질소 등을 내뿜는다. 한국은 질소산화물을 유럽 배출가스 허용기준(유..
상상해 보자. 전 세계 청년을 상대로 내일 글로벌 선거를 치른다면 제1 공약은 무엇일까. 단연 기후변화가 돼야 할 것이다. 국제앰네스티가 지난 연말 22개국 18~25세 청년 1만896명을 대상으로 현시대 가장 중요한 당면과제를 물었더니, ‘기후변화’가 41% 응답으로 1위에 꼽혔다. 15살 여중생 그레타 툰베리는 2018년 8월의 어느 금요일,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 의회 건물 앞에서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이 소식이 보도되며 각국 청소년들이 금요일마다 기후행동 변화를 촉구하는 ‘미래를 위한 금요일’이란 단체가 결성됐다. 2019년 3월15일엔 전 세계 110여개 국가에서 140만명이 참여한 동맹 휴학이 진행됐고, 5월과 9월, 11월에도 동시다발적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