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가정은 대개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 사연을 품고 있다고 했던 톨스토이의 글을 흉내 내자면, 명절 한국 가정의 모습 또한 불행의 디테일은 다르지만 행복의 표정은 대체로 비슷하다. 과일 박스와 선물 꾸러미를 들뜨고 그리운 마음과 함께 실은 출발은 산뜻하다. 극심한 정체가 계속되고 ‘가다 서다’가 인내의 한계를 시험하는 시간이 오면 그것은 그것대로 왠지 우리가 헤쳐가야 할 숭고한 고난의 길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중간중간 부모님께 보란 듯 정체 상황을 보고할 때는 ‘이렇게까지 하면서 우리가 갑니다’라는 생각도 들고, 1년간 다하지 못했던 효도를 속죄하고 빚을 탕감받는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다. 그렇게 닿은 고향집의 문턱에서 반가움을 짐과 함께 부리고 나면, 이제 목표는 그 집을 탈출하는 것으로 ..
“그 사람은 분명 성장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사람일 거야.”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대화를 나누기에 피곤하고 부담스러운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런 사람들의 공통점은 일단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점이다. 늘 지루하기 짝이 없는 자신의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심지어 자신을 공주나 왕자, 혹은 영웅의 자리에 위치시키며 떠들어댄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슬슬 그 자리를 피하고 싶어진다. 공주(왕자)나 영웅을 들먹이는 것은 초라하기 짝이 없는 자기 자신에 대한 열등감의 다른 표현이다. 사람들은 그런 사람을 향하여 너무 쉽게 말을 뱉어대곤 한다. “성장과정에 문제가 있었을 거야”라고. 그처럼 성장과정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는 핵심에는 ‘그 사람이 태어나고 성장한 가족’에 대한 비난이 자리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