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고등학교의 따돌림 대책 하나를 소개하면, 우선 전체 학생들을 강당에 모은다. 그러고는 가해학생을 연단 중앙에 홀로 세운다. 그 다음 자아비판을 시킨다. 그리고 커튼 뒤에는 따돌림을 당한 학생이 있다. 자아비판의 대상이 된 학생은 자기가 한 행동을 얘기하고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갖게 만든다. 이것이 소위 영국이 대처하는 ‘왕따(bullying)’ 해결방법 중 하나이다. 문명국의 방법으로는 가혹하다고 느낄지 모르나 매가 필요할 때는 혹독하게 처벌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또 재발 방지 및 개선의 기회를 제공하고, 피해자에 대한 배려를 감안한다면 합리적인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집체적으로 생활하는 공간에서 타인에게 가학적 공격성을 갖는 사람은 일종의 정신질환자일 가능성이 있다. ..
“거꾸로 매달아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간다”거나 “군대는 ×으로 밤송이를 까라면 까야 한다”는 말은 60~70대 어르신 시절의 군대 속담이다. 이 말이 상징하는 야만적 병영문화가 쌍팔년도도 아닌 21세기 대한민국 군대에서 여전히 통용되는 게 놀랍다. 최근 육군 28사단 윤모 일병 구타 사망 사건을 보면 오히려 더 나쁜 방향으로 진화한 느낌마저 든다. 군의 현실과 미래가 참으로 암담하다. “참으면 윤 일병, 터지면 임 병장”이 새로운 군대 속담이 됐다. 병영문화 개선과 군 인권의식 강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군대 내의 뿌리 깊은 악습은 군 조직의 폐쇄성과 불통 때문이라는 건 모두가 아는 바다. 윤 일병은 죽을 지경에 이르렀음에도 선임병의 가혹행위를 지휘관이나 부대 외부에 알릴 수 없었다. ..
육군 28사단 윤모 일병을 죽음에 이르게 한 구타와 가혹행위, 집단괴롭힘은 지옥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다. 행여나 상상을 초월하는 이 악마적 상황이 그저 가해자 몇몇의 일탈적 행동의 결과라고 여겨서는 안된다. 지난 4월 육군 조사에 따르면 병영 악습 3919건이 확인되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집계한 2011년 군 사망·자살 현황도 그런 사건이 예외적 현상이 아님을 잘 드러내고 있다. 이 기간 군내 사망자는 감소했으나 자살은 66명에서 79명으로 늘었다. 이는 선임병에 의한 가혹행위가 줄지 않고 있으며 나아가 그런 일이 병영의 일상사가 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이 지경이 될 때까지 국방부와 육군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윤 일병 사망사건에 국한해도 국방부와 육군이 과연 이런 사건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