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불안과 공포의 시대다. 일회용 생리대와 계란, 용혈성요독증후군(HUS·햄버거병) 의혹을 받고 있는 맥도날드의 안전성 문제는 국정감사에서도 이슈가 되었다. 소비자 수난의 시대가 아닐 수 없다. 제품의 안전 불감증 문제는 최근에 나타난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이 부여하는 HACCP 인증은 제품의 안전을 보장하므로 소비자들은 좀 더 비싸더라도 HACCP 인증 제품을 구매한다. 하지만 최근 국회에서 HACCP 인증 업체 중 식품위생법을 어겨 적발된 업체가 계속 증가해 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2011년 4월부터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한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 손상 및 사망 사건은 제품안전 불감증의 대표적이며 가장 심각한 사례이다. 제품안전은 소비자가 보장받아..
살충제 계란 사태는 우리 식탁의 풍경을 바꾸었다. 계란이 들어간 각종 제품도 외면을 받았다. 밥상의 걱정이 살충제 계란만이 아닐 수 있다는 전조도 보였다. 문자 그대로 누란지위(累卵之危)다. 먹거리 안전이라는 기본권을 지키기가 얼마나 힘든지 보여주었다. 숨을 고르고 지난 15일 이후의 일들을 찬찬히 복기해보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거친 수준이긴 하지만 축산물 안전관리 체계의 개선방안이 여러 가지 제안되었다. 축산현장의 현실을 도외시한 탁상행정의 한계, 농식품부와 식약처의 농축산물에 대한 이원화된 관리체계 때문에 생긴 사각지대 문제 해결 방안 등이다. 현실의 문제는 첩첩산중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살충제 계란 사건으로 먹거리 위기가 그나마 지금이라도 드러난 것이 ..
농림축산식품부가 산란계 농가의 계란에서 맹독성 살충제인 DDT성분이 검출된 사실을 확인하고도 은폐를 시도한 정황이 드러났다. 날림 전수조사와 뒷북 대응도 모자라 식품안전과 관련한 정보를 은폐하는 것은 심각한 직무유기다. 게다가 산란계 농장 420곳을 대상으로 보완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북 1곳, 충남 2곳의 농장에서 살충제 성분인 ‘플루페녹수론’이 추가로 검출돼 부적합 농장이 52곳으로 늘었다. 특히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장에서 생산된 부적합 계란 35만개가량이 빵이나 훈제계란 등으로 가공돼 시중에 판매된 것으로 확인돼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농식품부는 경북 영천과 경산에 있는 농장의 계란에서 DDT 성분이 검출된 사실을 확인하고도 지난 18일 전수조사 결과 발표 때 이를 공개하지 않..
오랫동안 계란은 건강의 적이라는 누명을 썼다. 1913년 러시아 생물학자 니콜라이 아니츠코프가 “콜레스테롤이 토끼의 혈관을 막는다”는 주장을 하면서부터다. 이때부터 계란은 심혈관질환의 주범이 됐다. ‘계란은 하루에 하나만’이라는 법칙도 생겼다. 그러나 지난해 오래된 철칙이 무너졌다. 미국 정부가 “건강한 성인에게 콜레스테롤이 든 음식이 해롭지 않다”고 발표한 덕분이다. 건강한 성인이라면 콜레스테롤이 많다는 이유로 계란을 한 개만 먹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계란은 완전식품에 가깝다고 한다. 우유와 더불어 단일식품으로 여러 가지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먹거리로 사랑받는다. 한국은 난생설화가 나올 만큼 계란을 사용한 역사가 깊다. 1973년 경주 천마총에서 온전한 모습의 신라시대 계란이 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