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가 하는 기도문 중 주님의 기도에 나오는 대목입니다.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하늘을 바라보고 갈망하던 일들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동방박사의 먼 길을 가능케 했습니다. 수많은 예언자들이 하늘을 보며 기도했던, 수많은 선의의 사람들이 땅에 무릎을 꿇고 기도했던 내용입니다. 그렇게 하느님이 사람이 되기를, 하늘의 위대한 존재가 땅에 발을 딛기를 기도하며 지내는 시기입니다. 그런 성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늘의 일이 땅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성탄입니다. 땅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억울함이, 고통이, 절망이, 불평등이, 불의가 씻기듯 사라져 하늘의 맑음이 펼쳐지는 것이 성탄입니다. 이와 같은 마음으로 저는 하늘 감옥에 있는 홍기탁, 박준호 두 분이 땅에 발을 딛기를 바라..
사람이 하늘로 오르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철거민들이 건물 옥상에 망루를 짓고 올라가서 농성을 하는 건 지상에서는 용역들의 폭력에 쫓기고 대화조차 한 번도 못한 채 자신이 살던 집터와 일터에서 쫓겨날 수 없기 때문이다. 2009년 용산참사는 마지막으로 망루를 짓고 올라가서 자신들의 처지를 호소하던 철거민들을 공권력을 동원해 불에 태워 죽인 사건이었다. 그들은 국가로부터 국민으로 대우받지 못한, 비국민(非國民)이었다. 그들은 진압의 대상이었을 뿐, 권리를 가진 국민이 아니었다. 2009년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을 국가는 또 그렇게 대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노동권은 헌법에 국가가 보호할 기본권으로 명문화되어 있음에도 휴지조각일 뿐이었다. 정권과 기업은 한 몸이 되어 노동조합은 깨버려야 할 적으로 삼았다..
고공농성의 역사는 길다. 1930년 11월22일자 동아일보는 굴뚝에 올라 농성을 벌이는 기사를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일본 가와사키에 있는 후지방직 공장 파업 투쟁을 벌이던 다나베 기요라는 노동자가 80여m 굴뚝에 올라가 농성을 벌였다는 내용이었다. 5일간 굴뚝 농성을 이끌어간 이 노동자는 ‘연돌남(煙突男)’으로 불리며 당시 일본과 조선 사회에 큰 센세이션을 불렀다고 한다. 이듬해 5월29일 평양에서는 여성 노동자의 고공농성이 있었다. 경찰이 파업 중인 평원 고무공장 노동자 30여명을 해산시키자 강주룡이라는 노동자가 12m 높이의 을밀대 지붕으로 올라갔다. 당시 30세의 강주룡은 을밀대 지붕에서 무산자 단결을 외치고 고용주를 비난하는 연설을 하며 농성을 벌였다. 그는 사다리를 타고 올라온 경찰에 9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