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사회 구성원들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초기에 서로 돕고 배려하는 모습 대신 탓하고 비난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 ‘이건 원격수업이 아닙니다. 언제까지 우리 아이들을 방치하실 생각이십니까?’라는 청원 글이 올라오고, 이에 화답하듯 교육부에서 실시간조회, 종례와 주1회 이상 쌍방향 수업이라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에 여러 교원단체는 쌍방향 수업을 할 여건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구체적 가이드라인은 혼란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는 논평을 하였다. 너무 익숙한 장면이다. 일부에서 어떤 문제가 생기고 국민의 불만이 터져 나오면 바로 반응하며 책임을 면하기 위한 섣부른 대안으로 아직 의사 표현을 하지 않은 다수를 ..
서울시교육청이 2015년 기준 미달로 판정했던 서울외고와 장훈고·경문고·세화여고 등 자사고 3곳, 영훈국제중이 기준 점수를 넘은 것으로 평가하고 지정을 취소하지 않기로 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8일 기자회견을 열어 “과거 정부가 애초의 취소 기준 점수를 70점에서 60점으로 내려 기본점수만으로도 지정 취소가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취임 이후 “일반고 전성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해왔던 조 교육감이 외고·자사고 일괄 폐지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그는 교육감 권한으로는 외고·자사고 폐지에 한계가 있는 만큼 교육부가 법령 개정을 통해 추진해야 한다며 중앙정부로 공을 넘기는 모양새를 취했다. 당장 외고·자사고 폐지에 반대하는 학부모 단체는 “폐지 주체를 교육부로 넘긴 ‘꼼수’ ”라고 비난했다. 폐지에..
새해가 밝으면서 우리나라가 선진국 클럽이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지 만 20년을 채웠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는 멕시코, 터키와 더불어 OECD 내의 ‘못난이 3형제’다. 노동시간, 자살률, 노인 빈곤율 등 부정적인 분야에서는 OECD 상위권을, 수면시간, 노동자 근속 기간 등 긍정적인 분야에서는 하위권을 차지하고 있어서 붙은 별명이다. 그렇지만 우리나라가 ‘못난이 3형제’를 면할 뿐 아니라 ‘선배 선진국’마저 압도하는 분야가 바로 공교육이다. 높은 학업 성취도는 다른 나라보다 월등히 많은 학습 시간 등의 이유를 댈 수 있겠지만, 그것 말고도 학교 시설, 교육 인프라, 우수한 교원의 확보, 평등한 교육 기회 등 우리나라 공교육이 OECD 최상위권을 차지한 분야는 많다. 반면 우리나라는 ..
한국의 공교육비 민간 부담률이 14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유치원, 초·중·고교 및 대학에 다니는 학생과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이 다른 OECD 국가보다 무겁다는 뜻이다. ‘부끄러운 1위’를 언제까지 두고 보기만 할 텐가. 시민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실질적 대책을 강구할 때다. 최근 공개된 ‘2014년 OECD 교육지표’를 보면, 2011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한국의 공교육비 민간 부담률은 OECD 평균(0.9%)보다 3배 이상 높은 2.8%로 나타났다. 특히 대학 이상 고등교육의 민간 부담률은 평균의 4배가량이나 됐다. 반면 공교육비 가운데 정부가 부담하는 비율은 평균보다 낮았다. 공교육의 민간 의존도가 높고 그중에서도 대학 등록금 부담이 크다는 의미다. 정부가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