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히 ‘프란치스코 현상’이라 할 만하다. ‘파파 프란치스코’의 말씀과 행보, 눈빛과 손동작 하나하나가 중요한 메시지를 던졌다. 육화(肉化)된 신앙의 진면목 앞에 종교를 넘어 거의 모든 시민은 감동을 받았다. “국민소득 3만달러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팡파르가 울려 퍼지고, 엄청난 위세를 뽐내는 건물들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며, 최고급 명품과 명차를 자랑하는 사람들이 활개치고 있지만, 그 뒷면에서는 가난, 불안, 소외, 억압으로 고통받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이 한국적 현상이자 세계적 현상을 교황은 직설화법으로 비판했다. 교황은 “이 나라의 그리스도인들이 새로운 형태의 가난을 만들어내고 노동자들을 소외시키는 비인간적인 경제모델들을 거부하기를 빈다”고 축원했고, “막대한 부 곁에서 매우 비참한 가난이..
“주께서 과부를 보시고 불쌍히 여기사 울지 말라 하시고” 성경 누가복음에 기록된 구절로, 예수가 죽은 아들의 관과 함께 나온 한 과부에게 한 말이다. 예수가 이 죽은 아들을 살려내는 기적을 행한 것으로 성경은 기록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으로 향하는 전세기에서 가자지구 취재 중 숨진 기자를 위해 기도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나이트클럽 화재 때는 당시 추기경이었던 교황이 누구보다 먼저 현장을 찾아 직접 구조에 참여하고 희생자 가족들을 위로했다. 교황의 관심은 생명이며 심장이 찢어지는 아픔을 겪는 이들에게 ‘울지 말라’고 하는 것을 사명으로 여긴다. 그래서 세월호의 비극을 뒤로하고 이제는 경제를 살려야 할 때라고 부르짖는 이 어두운 땅에서, 교황의 방한은 더욱 강한 빛으로 다가온다. 차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도착 첫 메시지는 평화와 화해였다. 교황은 어제 성남 서울공항에 내려 영접 나온 박근혜 대통령에게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왔다”고 밝혔다. 이어 세월호 유족들을 소개받자 왼손을 가슴에 얹고 슬픈 표정으로 “가슴이 아프다.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있다”며 진심 어린 위로를 건넸다고 한다. 교황은 이날 오후 참석한 청와대 연설에서도 평화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게 아니라 정의의 결과”라며 “정의는 과거의 불의를 잊지는 않되 용서와 관용, 협력을 통해 불의를 극복하라고 요구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가난한 사람들과 취약계층 그리고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각별히 배려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충고도 빼놓지 않았다. 이로써 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