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유승민 의원 등 새누리당 비박근혜계 의원 29명이 어제 집단 탈당해 가칭 ‘개혁보수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신당은 국회 원내교섭단체 등록을 마친 뒤 첫 의원총회를 열어 주호영, 이종구 의원을 각각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으로 뽑았다. 앞서 탈당해 있던 김용태 의원까지 합류해 의원 30명으로 출발한 신당은 내년 1월 말까지 조직을 정비한 뒤 공식 출범할 계획이다. 보수 정치권이 보수신당과 새누리당으로 양분되면서 정치권이 4당 체제로 재편됐다. 1995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 민자당·국민회의·자민련·민주당 체제가 만들어진 이래 20년 만에 다시 4당 체제가 형성된 것이다. 시민들이 신4당 체제와 보수신당에 거는 기대는 분명하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양당 체제 또는 국민의당을 ..
새누리당 김무성·유승민 등 비박근혜계 의원 30여명이 어제 회동한 뒤 다음주 탈당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모임의 대변인인 황영철 의원은 “가짜 보수와 결별하고 진정한 보수 정치의 중심을 세우고자 새로운 길로 가기로 뜻을 모았다”면서 “패권주의를 청산하는 새로운 정치의 중심을 만들어 안정적·개혁적으로 운영할 진짜 보수세력의 대선 승리를 위해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원희룡 제주지사 등도 탈당 의사를 밝혔다. 사상 처음으로 보수정당의 분당이 현실화한 것이다. 그만큼 보수 진영의 위기가 심각하고 새로운 보수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징표이다. 비박계의 탈당은 늦었지만 당연한 귀결이다. 새누리당 친박근혜 세력은 지난 4월 총선에 이어 국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의결로 여론의 매서운 심판을 받았음에도 반성은커녕 민..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의 뻔한 잔수에 야당이 걸려들어 허우적거리고 있다. “진퇴를 국회에서 결정해달라”는 이간책에 주도권을 다투는 형국이다. 무능에 욕심이 더해진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등 야 3당은 ‘대통령 임기 단축 협상 불가, 2일 탄핵안 국회 처리’ 등을 합의한 바 있다. 합의안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불협화음이 터져나온 것이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어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와 만나 박 대통령 사퇴 문제를 논의했다. 추 대표는 내년 1월 말, 김 전 대표는 4월30일 퇴진을 각각 주장했다. 양자 회동 소식이 전해지자 공동보조를 맞춰온 국민의당이 반발했다.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탄핵을 발의하자고 주장하던 추 대표가 내년 1월 대통령이 퇴진해야 한다고 요구했는데, 왜 이렇게 나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광장에서 터져 나온 지 5주가 지났다. 촛불민심은 영하의 날씨에 들이친 진눈깨비에도 꺼지기는커녕 거세지고 있다. 그만큼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 열망이 뜨겁다는 증좌다.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일부 정치세력들이 개헌론을 끼워 팔려고 하고 있다. 촛불민심에 편승한 곁불 쬐기다. 최근 개헌 논의 불씨는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지폈다. 그는 23일 “문제 해결은 개헌이라고 생각한다. (탄핵과) 개헌도 동시에 추진하려 한다”고 말했다. 25일 국회에서 열린 ‘현 시국과 개헌 그리고 제3지대론’ 토론회에는 손학규 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의원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정 전 의장과 손 전 고문은 26일 따로 만나 개헌 논의를 주고받았다. 정..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가 기어코 당선되는 것을 보면서 나는 착잡한 심정이었다. ‘국민들은 어떤 식으로든 박정희가 만들어놓은 체제의 매듭을 짓고 싶어 하는구나’라는 생각이었다. 문재인에 만족하지 못했지만 박근혜만은 절대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던 나는 참담한 심정이었지만 유권자들의 선택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우리가 가진 제도이고 규칙이므로. 박정희를 존경했기 때문에 박근혜를 좋아했던 유권자들에게 그것은 일종의 보은(報恩)이었을 것이다. 박정희 덕분에 북한의 위협을 이겨냈고 이만큼 먹고살게 됐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그의 딸을 꽃가마에 태우는 것이야말로 박정희 시대의 수미상관한 매듭이었다. 나는 다른 종류의 매듭이 될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에 몸을 떨어야 했다. 박정희 시대에는 작동했지만 점차 효용을..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어제 내년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또 “보수의 썩은 환부를 도려내고 합리적인 보수 재탄생의 밀알이 되겠다”고 말했다. 비박근혜계 세력의 중심인 김 전 대표가 대선주자 자리를 버리면서 탄핵을 주도하겠다고 나선 것은 환영할 일이다. 야 3당 의석을 모두 합쳐도 171석밖에 되지 않아 탄핵 정족수(200석) 확보에 고심해온 야당에 그의 가세는 원군이 될 것이다. 하지만 김 전 대표의 다짐이 썩 미덥지는 않다. 김 전 대표는 지난 4년 내내 박 대통령의 국정 독주를 방조했다. 교과서 국정화 앞장서기 등 퇴행적 행태를 보였고 박 대통령이 국정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때는 선봉에 섰다. 그런 그가 이제 와 박 대통령의 잘못을 바로잡겠다니 사돈 남말..
김현웅 법무부 장관과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이 사표를 냈다. 법무장관과 민정수석이 동시에 사표를 낸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의 수용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 지금 대통령이 사의를 받아들이고 안 받아들이고가 중요한 게 아니다. 두 사람은 정부와 청와대 내 대통령 법률 참모로서 권력 유지의 양 축이다. 법치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런 두 사람이 대통령 곁을 떠나겠다는 것은 대통령직을 버티는 최후의 보루가 무너졌다고 볼 수 있다. 야당에선 “사정 라인의 두 축이 사의를 표명한 것은 침몰하는 난파선에서 선원들이 하나둘씩 탈출하고 있는 광경”이라고 했다. 어떻게 묘사하든 대통령을 비호해온 둑에 구멍이 뚫린 것이요, 내부 붕괴를 보여주는 징조가 분명하다. 김 장관은 지난 7..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어제 “당 대표로서 가장 힘들고 어려움에 처해 있는 박근혜 대통령을 도울 수 있도록 조금만 위기관리의 시간적 여유를 허락해 달라”며 또다시 사퇴를 거부했다. 그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실이 탄로 난 이후 이런저런 변명으로 한 달 가까이 사퇴 요구를 피해왔다. 이번에 대통령 도울 시간이 필요해 대표직을 좀 더 하겠다는 것은 시민 분노가 누그러질 때까지 버텨보겠다는 ‘시간 끌기’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청와대와 내각이 공중분해되거나 올스톱된 마당에 대통령 사수의 마지노선인 새누리당 친박세력마저 무너져선 안된다는 위기감의 발로일 것이다. 이 대표는 “고립무원의 대통령이 힘들게 이 난국의 무게에 짓눌려 힘들어하시고 괴로워 신음하시는데 나 혼자 맘 편하자고 유유히 곁을 떠나는 의리없는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