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의 첫번째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투자)가 소득 없이 끝났다. 한진그룹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대한항공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했다. 3월 주총에서 조양호 회장이 이사 연임에 나설 경우 반대표 정도는 던질 수 있겠지만 이건 예전부터 해온 일이다. 지주회사인 한진칼에 대해선 이사 해임 규정과 관련한 정관변경을 추진키로 했는데, 이 역시 총수 일가 지분이 30%에 달하는 한진칼에서 국민연금 의도대로 정관이 변경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논의가 한창 진행되던 지난달 말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서 “스튜어드십 코드로 기업의 범법행위에 책임을 묻겠다”고 독려했지만 결과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적어도 스튜어드십 코드의 정치적 독립성에 문제가 없음이 확인됐으니 반겨야 할 일일까. 대통령과 보..
혁명은 덧없는 것인가. 1789년 7월 프랑스 시민들이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하고 파리를 점령했다. 루이 16세가 국민 의회를 무력으로 해산하려 한다는 소식에 들고 일어난 것이다. 프랑스 혁명의 시작이다. 당시 프랑스 경제가 어려워지자 시민들은 루이16세의 무능과 왕비인 마리 앙투아네트의 사치 때문이라고 했다. 특히 마리 앙투아네트에 대해서는 굶주린 시민들이 ‘빵을 달라’고 하자 ‘빵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라’고 했다는 소문이 돌 정도였다. 혁명의 주역은 막시밀리앙 로베스피에르, 장폴 마라, 조르주 당통 등 급진세력이었다. 이들은 루이 16세를 폐위시키고 공화정을 수립했다. 왕에 대한 동정론도 있었으나 로베스피에르는 “왕이 죽지 않으면 혁명이 죽는다”며 단두대로 보냈다. 마리 앙투아네트도 같은 운명을 맞았다..
20년 가까이 시민사회운동을 해온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과거 간혹 목에 핏대를 세울 정도로 재벌개혁을 외쳤다. 그러나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 때인 2004년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는 윤종용 부회장과 말다툼을 벌이다 삼성 관계자에게 멱살을 잡혀 끌려나가기도 했다. 그랬던 인사가 공정한 시장경쟁을 감시하는 기관을 이끌고 있다. 정부가 ‘김상조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김 위원장 등장 이후 치킨 프랜차이즈는 자발적으로 가격을 조정했다. 치킨값을 올린 BBQ에 대해 공정위가 불공정 행위 조사에 들어가자 업계 전체가 가격 인상 철회 또는 인하로 응답했다. 일감 몰아주기 눈총을 받던 일부 재벌 대기업은 서둘러 사전 정지작업에 나서고 있다. 김 위원장은 국내 4대 그룹..
문재인 대통령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임명 강행으로 여야 관계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김 위원장 임명에 대한 반발의 뜻으로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 등 3명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한때 거부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까지 임명하면 한국당은 인사청문회 자체를 보이콧할 태세다. 국민의당도 강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면 협치에 응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시민이 요구한 협치가 새 정부 출범 후 첫 관문에서부터 막혀 있다. 야당, 특히 한국당이 청문회에 임하는 태도는 발목 잡기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처음에는 공직 후보자들의 도덕성 문제를 제기하더니 아무런 논리적 연결성도 없는 추가경정예산안 통과와 다른 장관 후보자들을 연계하고 있다. 자신들의 행위가 반대를 위한 반대라는 점을 자인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