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랫동안 미뤄왔던 주제에 대해 도전해 보려 한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6월 초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은 뇌물과 성접대를 받은 혐의로, 건설업자 윤중천은 강간치상과 사기 등 혐의로 각각 구속 기소되었다. 유력 검사와 건설업자 간의 불법 커넥션, 김학의 이외 고위층 남성들의 리스트를 거머쥔 ‘윤중천 리스트’, 호화 별장과 성접대, 2013년 검찰수사와 재수사에서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 논란, 마약류를 먹인 후 성폭력을 했고 불법촬영으로 협박했다는 증언까지, 이른바 별장 성접대 사건에는 한국 사회의 비리와 음험한 권력의 결탁이 파노라마처럼 담겨 있다. 김학의, 윤중천의 구속 기소는 사건을 공개하고 증언한 피해여성들의 용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런데도 검찰은 두 차례나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결정을..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과거사위)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과 건설업자 윤중천씨에 대한 2013년 검경 수사가 총체적 부실·봐주기 수사였다고 결론내렸다. 특히 한상대 전 검찰총장 등 전직 검찰 관계자들을 윤씨 비호세력으로 지목하고 이른바 ‘윤중천 리스트’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과거사위는 29일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 같은 내용의 최종 심의 결과를 발표했다.과거사위가 공개한 내용을 보면, 과거 검찰 수사는 수사의 ABC도 지키지 않은 엉터리였다. 김 전 차관과 윤씨에 대해선 계좌추적도 압수수색도 하지 않은 반면, 피해 여성들과 관련해선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하기 위해 e메일 계정을 압수수색하고 방대한 참고인을 소환조사했다. 과거사위 자료의 표현대로 “이율배반적 적극성”을 보인 셈..
뇌물수수 및 성범죄 의혹을 받고 있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9일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김 전 차관이 검찰에 나온 것은 2013년 11월 1차 수사 이후 5년6개월 만이다. 당시 소환조사가 비공개로 진행된 만큼 언론의 포토라인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전 차관은 성범죄 혐의와 관련해 두 차례 수사를 받았으나 모두 무혐의 처분됐다. 세 번째 수사가 이뤄지는 사실 자체가 과거 수사의 부실을 입증한다. 김 전 차관이 받고 있는 혐의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건설업자 윤중천씨로부터 거액의 금품과 골프 접대 등 향응을 받았다는 뇌물수수 혐의다. 검찰은 윤씨 조사 과정에서 “김 전 차관이 ‘목동 재개발사업을 도와줄 테니 사업이 성공하면 집을 싸게 달라’고..
그 검사를 만나본 적은 없다. 이름을 적어놓았던 메모지도 지금은 없어졌다. 그런데도 검사 하면 그가 생각나는 이유는 전해들은 인상이 너무 강렬했기 때문일 것이다.10여년 전 우연히 탄 택시의 기사는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낮에 한 검사에게 점심을 샀다”고 말했다. 그는 의류 제조업체의 사장이었다고 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공식 후원업체로까지 지정됐다고 하니 꽤 규모가 큰 회사였던 모양이다. 하지만 월드컵 때의 투자로 부도가 났다. 그는 전 재산을 털었지만 빚을 다 갚지 못했고, 고소를 당해 그 검사를 만나게 됐다.검사는 조사가 끝나던 날 “300만원 있느냐”며 “그 돈만 갚으면 모든 문제가 끝난다”고 했다. 그에게는 300만원도 없었다. 검사는 “내가 빌려줄 테니 나중에 갚으라”며 300만원을..
‘별장 성범죄 의혹’에 연루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도피성 출국’이 무산됐다. 김 전 차관은 지난 22일 오후 11시쯤 인천공항 티켓카운터에서 23일 새벽 출발하는 태국 방콕행 항공권을 구입했다. 김 전 차관은 체크인까지 무사히 마쳤다. 그러나 출입국관리소 직원이 김 전 차관의 출국시도 사실을 법무부에 통보했고, 대검찰청 과거사위원회 진상조사단 소속 검사가 긴급출국금지를 지시했다. 김 전 차관은 항공기 탑승을 불과 몇 분 앞두고 탑승게이트 앞에서 출국이 좌절됐다. 김 전 차관은 모자와 마스크,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리고 경호인력까지 동원했다. 김 전 차관이 출국했다면 수사가 공전에 빠질 수도 있었다. 김 전 차관 사건이 시민들의 공분을 산 이유는 ‘증거가 뻔한데도 어떻게 두 차례나 무혐의 처분을 내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과 ‘장자연 사건’의 전면 재수사를 요구하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새로운 의혹과 부실수사 정황이 잇따라 드러나면서다. 두 사건은 모두 성착취와 인권유린이라는, 한국 사회의 윤리적 파탄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오랜 시간 진실이 은폐되며 피해자와 목격자들의 고통은 커지고, 여성을 성적 도구로 여기는 폭력은 반복돼왔다. 최근 벌어진 승리·정준영 사건도 여성을 대상화하는 폭력과 착취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제는 거대한 부조리의 사슬을 끊어낼 때다.김학의·장자연 사건은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와 그 실무기구인 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의 조사 대상에 올라 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최근 김학의 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부실수사를 뒷받침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국회에서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