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조류인플루엔자에 걸렸다는 이유로 닭과 오리들을 산 채로 땅에 묻고 있다. 인간에게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는 이유로, 또 다른 양계장으로도 확산될 수 있다는 이유로 이런 끔찍한 행위가 정당화될 수 있을까. 어느 누가 이 행위에 면죄부를 받을 수 있을까. 며칠 전에 밥상에 올라온 달걀프라이가 어쩌면 오늘 생매장당한 닭이 낳은 알로 만든 것일지 모른다. 아이들에게 사다 준 케이크나 과자 속에도 며칠 전 생매장당한 닭이 낳은 알이 섞여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가 공범자들인 셈이다. 내 손에 피를 묻히지 않았을 뿐 누구도 이 행위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살처분이라는 행정명령을 내린 사람은 공문서에 결재 도장만 찍었을 뿐이겠지만, 그 또한 살처분이라는 건조한 이름으로 진행되는 생매..
2016년은 두 개의 ‘AI’ 시대가 교차하는 시간이다.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과 조류인플루엔자(Avian Influenza). 인공지능이 인간지능과 겨루고 우주를 탐험하는 시대에, 인류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작고 작은 바이러스 하나 이겨내지 못해 중세시대 흑사병에 준하는 난리를 겪고 있다. 매일 수만, 수십만 생명을 땅에 묻는 대학살을 저지르고 있다. 닭, 오리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전이되어 대규모로 퍼질까 벌벌 떨고 있다. 문을 겹겹으로 닫고 방역을 해도 전염병 확산을 막지 못하고 있다. 이 모순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해답을 알려면, 원인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인류는 수백만년 동안 지구상에 존재하면서 전염병을 겪지 않았다. 아무도 홍역, 천연두, 독감에 걸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