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은 자유로운 공간이어야 한다. 군사독재 시절에도 대학은 자유의 최후 보루로서 국가폭력에 가장 강력하게 저항한 곳이다. 당시의 지식인을 대표했던 대학생과 교수들이 모두 민주화운동에 뛰어들지는 않았지만, 최소한 대학에서의 사상과 학문과 표현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는 공감대를 가지고 있었다. 세상은 바뀌었고, 군사독재와 권위주의 폭력의 시대는 거의 막을 내리고 있다. 아직도 가끔씩 고개를 쳐드는 국가폭력의 유령이 어른거리기는 하지만 이제 대학에서의 사상과 학문과 표현의 자유가 국가적 이슈가 되는 시대는 아니다. 오히려 갑질과 성희롱 등 다른 직장에서의 폭력과도 닮아가는, 대학 내부의 생활폭력으로부터의 자유가 문제시되는 시대가 되었다. 그렇다면 이제 대학의 사상과 학문과 표현의 자유는 더 이상 고민할 필요..
수능 논란에 대해 언론에 나온 해결책은 대부분 무책임하다. 예를 들어 수능 복수 시행에 관한 제안이 그렇다. 단 1점 차이에도 민감하기 마련인 우리의 입시 현실에서 복수로 시행하는 수능시험들의 난이도를 동등하게 맞출 길이 있을까? 이제 정말 큰 틀을 바꿔야 할 때가 왔다. 그러나 쉽지 않다. 그 까닭은 우선 근본적인 원인이 교육이 아니라 사회에 있기 때문이다. 악화일로의 사회적 양극화 앞에서, 어느 대학 어느 학과에 합격하느냐가 인생을 좌우한다고 다들 생각한다. 대학입시라는 줄세우기 싸움에서 앞자리를 차지해야 한다는 믿음이 우리에게 유전자처럼 박혀 있다. 게다가 관련 당사자들의 입장과 이해관계도 크게 엇갈려 사회적 합의도 어렵다. 이 같은 난국을 뚫고 나가려면 두 가지가 동시에 필요하다. 우선 교육현장에..
고려대 학생이던 김예슬씨가 자퇴와 함께 내붙인 '김예슬 선언'이 사회에 던진 충격을 기억하실 겁니다. 하지만 대학의 모습은 별반 달라진 것이 없는 걸까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유지영씨가 학교 게시판에 다시 글을 올렸습니다. ( http://www.koreapas.net/bbs/view.php?id=freebbs&no=190141 ) 얼마 전 '기초학문 말살'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중앙대학교 구조조정 계획을, 고려대도 따라하려는 것이냐며 대학의 존재의미를 다시 묻고 있습니다. 격변의 시기, 철학 없는 대학엔 미래가 없다! 세계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영원히 세계의 패권국가일 줄 알았던 미국은 무역적자를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워 중국에 위안화 절상을 요구하는 ‘환율전쟁’을 벌이고 있다. 어느 나라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