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관리를 담당하는 공기업인 K-water에 30년간 재직하면서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는 일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 재임 시절 물관리 기능 일원화가 추진되었다. 2006년 8월 지속가능발전위원회와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환경부와 건설교통부가 공동으로 국무총리 산하에 ‘국가물관리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물관리기본법을 입법예고하였으나,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물관리에서 잃어버린 10년인 셈이다. 다시 새 정부 들어 물관리 일원화 추진이 결정되었다. 국토교통부와 환경부로 분산되어 있는 수량과 수질관리 기능을 환경부로 일원화하여 일관된 체계 내에서 균형 잡힌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취지이다. 그런데 일원화 정책결정 과정과 내용에 대해 일각에서 논란이 있다. 먼저, 정책결정 과정의 타당성에 대한..
몇 년 전 이라는 책을 펴낸 적이 있다. 몇 년 치 신문 칼럼들을 간추려 정리한 보잘것없는 단행본인데 출간되자마자 질문이 쏟아졌다. 지구주의자는 어떤 사람을 지칭하느냐는 것이다. 사실 지구주의자는 환경운동가들에게도 익숙한 용어가 아니다. 영어권에서는 세계화주의자를 말하는 경우도 있고, 드물게는 성장지상주의에 맞서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지구주의자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인간은 지구의 일부이며 지배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사람, 그러므로 지구를 파괴하는 것은 곧 스스로를 파괴하는 것임을 자각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구주의자가 될 수 있다. 이런 기준을 적용하면 자동차를 버리고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 자투리땅 텃밭에서 생명을 키워내는 도시 농부들, 옥상과 아파트 베란다에 햇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