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북·미대화의 분위기가 조성됐지만 정작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25일 성명을 내 “우리는 대화할 의향이 있다는 북한의 메시지가 비핵화로 가는 길을 따르는 첫걸음을 의미하는지 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 담당 부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한 자리에서 “북·미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데 대해 미국 입장을 전한 것이다. 미국이 김영철의 발언에 즉각 반응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의 발언을 단순히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의중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김 위원장과 백악관이 문 대통령을 매개로 높은 수준의 간접 대화를 하고 있는 셈이다. 북·미 양측이 간접 대화를 통해 대화의 필요성과 상대의 ..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 참석을 위해 방한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회동하려다 무산됐다. 워싱턴포스트는 두 사람이 올림픽 개회식 다음날인 10일 오후 청와대에서 만날 계획이었지만 회담 두 시간 전 북한이 취소를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청와대는 “확인해줄 내용이 없다”고 했지만, 백악관 부통령실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펜스-김여정 회담이 불발된 것은 대단히 아쉽다. 궁금한 대목은 북한이 왜 약속을 갑자기 취소했는가 하는 점이다. 펜스 부통령은 천안함기념관 방문과 탈북자 면담 등 반북 캠페인을 벌일 것이라고 미리부터 예고해왔다. 이를 모를 리 없는 북한이 회담을 추진했다가 취소한 것이어서 궁금증이 증폭된다. 미국 측은 회담 불발에 대해 펜스가 김여정을 만난 자리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고위급 대표단 단장 자격으로 8일 한국을 방문하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방한 일정이 북한압박에 집중돼 있다. 펜스 부통령은 북한에 억류됐다가 사망한 오토 웜비어의 부친을 초청해 올림픽 개회식에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 방한 중에는 천안함기념관을 방문하고, 서울에서 탈북자들과의 간담회를 연다. CNN은 “펜스 부통령이 올림픽 기간 중 북한이 외부 세계와의 관계를 정상화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막아내며 김정은을 향해 단호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런 일정대로라면 펜스의 방한은 미국을 대표해 올림픽을 축하하러 오는 게 아니라 북한을 자극해 도발을 유도하려는 정치 이벤트를 위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웜비어 부친의 개회식 참석은 그 자체로 정치적 시위나 다름없다. ‘어떠한 시위..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석하는 북한 고위급대표단을 이끌고 남한을 방문한다. 이미 방한이 확정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의 회동 여부가 주목된다. 북한이 김 위원장을 고위급대표단장으로 임명한 의도는 분명하다. 남북관계 개선뿐만 아니라 북·미대화의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제재 대상이 아닌 데다 헌법상 북한의 국가 수반이어서 펜스 부통령이 마음만 먹으면 부담 없이 만날 수 있는 몇 안되는 북측 인사다. 평창 올림픽 기간 중 김 위원장과 펜스 부통령이 공개 회동할 수 있는 기회는 오는 9일 열리는 올림픽 개회식 한 차례밖에 없다. 하지만 북·미 양측의 의지에 따라 비공개 회동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북·미 양측은 어렵게 마련된 북핵 대화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 ..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석좌의 주한 미국대사 지명철회를 계기로 ‘코피(bloody nose) 전략’이 관심의 초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북한의 핵시설 등을 제한적으로 정밀 타격하되 동시에 항공모함 같은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집결시켜 ‘북한이 보복하면 완전히 섬멸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 북한의 대응을 차단하겠다는 전략이다. 주먹으로 상대방의 얼굴을 한 방 쳐 코피를 터뜨리면 전의를 상실할 것이라는 가설에 근거하고 있다. 빅터 차 석좌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이런 구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에 대해 강하게 우려를 표명했다가 ‘미운털’이 박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신보도들을 보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담당자들이 빅터 차 석좌에게 한국에 거주하는 미국인의 대피를 도울 준비가 돼 있는지를 질의하자 그가 군..
스위스의 산골 리조트 마을 다보스라는 곳에는 매년 1월 말이 되면 세계 주요 정상, 장관, CEO, 사안별 전문가, 그리고 유명 언론인들이 다 모여든다. 이들은 이곳 다보스에서 서로 만나 사업 협상도 하고, 세계의 주요 흐름을 살피기도 하고, 정부의 입장을 발표하기도 하는데 그러한 플랫폼을 제공하는 포럼이 세계경제포럼(다보스 포럼)이다. 작년 다보스 포럼에서는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개막연설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제일주의’와 일방주의에 대하여 중국이 책임지고 자유무역과 다자주의로 대표되는 국제질서를 수호해 갈 것을 선언하였고, 그로 인해 세계의 리더십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넘어가는 서막이 올랐다고 언론에서 대서특필하기도 하였다. 지난 1월22일부터 26일까지 열린 다보스 포럼은 작년의..
북한과 미국이 이틀째 상대를 위협하는 언사를 주고받았다. 김락겸 북한 전략군사령관은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케트 ‘화성-12’형 4발의 동시 발사로 진행하는 괌도 포위사격 방안을 심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어제 보도했다. 그는 화성-12형이 “일본의 상공을 통과해 괌도 주변 30~40㎞ 해상 수역에 탄착되게 될 것”이라며 이달 중순까지 방안을 최종 완성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게 보고한 뒤 명령을 기다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담당 전략군사령관이 직접 나서 선전포고하듯이 괌 공격의 절차와 좌표, 시점을 공개한 것이다. 북한이 단순 엄포로 끝낼지, 실제 일을 저지를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북한의 도발적 태도는 놀랍지 않지만 구체적인 군사 계획까지 공개하며 위협한 것은..
사드 문제가 다시 대선정국을 덮고 있다. 현 정부는 임기 내에 사드 배치를 완료하기로 결심한 듯하다. 북한은 사드 문제에 개의치 않고 최근 미사일을 동해로 발사했고, 미국은 기다렸다는 듯이 사드 장비를 경기 오산시로 공수했다. 중국은 이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보복을 강화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 결과 한국의 경제성장이 1%대로 떨어질 것이라 하고, 심지어 이마저도 2~3차적인 영향을 고려하면 피해를 과소평가한 것이라고도 한다. 다른 한편에서는 일본이나 베트남의 경우를 들어 전의를 다지기도 하고, 애국과 주권의 이름으로 단호하게 대응하자고 주장하기도 한다. 뭔가 돌아가는 상황이 좀 이상하다. 외부 세력들은 각기 자신들의 전략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사드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어느 누구도 이 혼돈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