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부장검사가 검찰총장과 검사장급 고위간부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대국민 고발’을 했다. 한국 검찰 사상 최초일 터다. 2월18일자 경향신문에 ‘나는 고발한다’는 칼럼을 쓴 임은정 청주지검 충주지청 부장검사 이야기다. 임 부장검사는 검사장 3인이 2015년 서울남부지검의 성폭력 사건을 덮었고, 문무일 총장은 이들을 징계·처벌하지 않았다며 “검찰권을 감당할 자격이 없는 검사들을 고발합니다. 주권자 국민 여러분이 고발 내용을 판단하여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더 놀라운 건 그 이후다. 시민 반응은 뜨거웠으나, 검찰은 조용하다. 어떠한 공식 반응도 없다. 검찰 내부망에도 수사관 2인이 글을 올렸을 뿐, 검사의 글은 한 건도 없다고 한다. 임 부장검사는 전화 통화에서 “반응이 전혀 없어 당혹스럽다. 검찰 조직의..
고용노동부가 여성 이주노동자 고용사업장 504곳을 대상으로 다음달 27일까지 성폭력 피해 실태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 차원에서 여성 이주노동자의 성폭력 피해 실태를 점검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노동부는 “여성 이주노동자들이 성폭력에 노출됐는지를 집중 점검해 법규 위반 사업장에 대해서는 엄정 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여성 이주노동자들은 성폭력 피해를 당하고도 제대로 항변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한국 사회 전체로 확산되고 있는 미투 운동에서도 배제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4월 경기 화성시에서 플라스틱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문모씨는 태국 국적의 여성 이주노동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11월에는 경기 안성의 공장에서 일하던 태국 출신 20대 여성 이주노동자가 50대 남성의 성폭행..
대학원 다닐 때 들은 얘기다. 인문대 신임 교수가 술자리에서 성추행하는 장면을 목격한 대학원생들이 그 교수에게 찾아가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면 가만있지 않겠노라 경고했더니 그 다음부터 아예 술자리에 나타나질 않았단다. 그 교수가 누구인지, 그 후로도 문제가 없었는지는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30여년 전 흘려들었던 이 얘기가 여전히 기억에 남아 있음은 교수의 잘못된 행동에 즉각 응분의 조치를 취한 학생들의 행동이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리라. 당시 음대에도 성추행을 일삼는 교수가 있었다. 학생회가 이 문제를 공식 제기했지만 학교는 그를 잠시 해외에 나가있게 하는 걸로 무마했고 얼마 후 그는 다시 복귀했다. 실험실에서 벌어진 교수의 성희롱을 고발한 한 조교의 용기로 대학 내 성희롱 문제가 공론화되기 시작했으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