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13일 치러진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됐다. 대선에서 낙선한 후 당 운영에서 뒤로 물러나 있다 보수통합 논의로 당이 흔들리자 전면에 나선 것이다. 그가 마주한 현실은 험난하다는 말로도 다 표현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당장 보수통합론으로 반쪽이 된 당을 수습해야 한다. 통합파 의원 9명이 탈당해 자유한국당에 입당하는 과정에서 남은 의원들끼리도 갈등의 골이 생겼다. ‘시한부 동거’라는 말이 나올 정도여서 유 대표가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면 당의 존립 자체가 어렵다. 어제 여야 원내대표 주례회동에서 제외된 데서 보듯 교섭단체 자격 상실에 따라 축소된 입지 회복도 그의 몫이다. 여기에 새롭게 제기되는 문제가 유승민 자신의 리더십이다. 유 대표는 의원들이 탈당하는 과정에서 대안은 내놓지 못..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을 통합하자는 논의가 급부상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15일 만난 데 이어 그제는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와 주 대표대행이 다시 회동했다. 주 대행은 통합 논의를 했다고 시인했고,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국민의당이 햇볕정책을 버리면 통합이 가능하다”며 합당의 조건까지 거론했다. 중도통합론에 대한 기대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유권자에 의해 선택된 다당체제가 보수통합으로 양당체제로 되돌아가려는 것에 제동을 걸자는 의견도 일리는 있다. 그런데 두 당의 통합하자는 논리와 동기, 추진 방법이 영 이상하다. 우선 통합론의 출발점이 여론조사 결과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하면 정당지지율이 19.7%로 자유한국당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서는 ..
바른정당이 어제 당원대표자회의를 열어 3선의 이혜훈 의원을 새로운 당 대표로 선출했다. 이 신임 대표는 하태경·정운천·김영우 최고위원 등 경쟁자를 물리치고 원내 제4당의 방향타를 쥐게 되었다. 더불어민주당의 추미애 대표, 정의당의 심상정 대표에 이은 3번째 여성 당 대표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취임 연설에서 “강한 야당이 되겠다. 진영에 매몰돼 사사건건 반대하는 발목 잡는 정치를 하지 않겠다”며 당 운영 변화를 시사했다. 하지만 이 대표와 바른정당이 처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바른정당은 6개월 전 개혁보수를 표방하며 창당할 때에 비해 당세가 크게 위축돼 있다. 자유한국당과 차별성을 보이려 노력했지만 아직 새로운 보수의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했다. 안보를 중시한다면서 시대착오적인 안보관을 드러내기도 했다. ..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둘러싼 여야 대치 정국이 계속 수렁으로 빠지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거부로 국회 상임위원회가 이틀째 열리지 못했다. 어제는 야 3당의 일방적인 국회 운영위원회 개최로 여야 의원들 간 고성에 삿대질까지 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당은 많은데 대치 정국을 풀 정당 하나 없는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가장 아쉬운 것이 국민의당의 역할이다. 국민의당은 지난주 야 3당 정책위의장 회동 뒤 추경안 반대를 선언한 이후 줄곧 대여공세를 하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별반 차이가 없다. 보수를 표방하는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문재인 정부에 날을 세우는 것은 당리를 위한 선택으로 치부하면 그만이다. 시민들의 비판을 각오하고 여권을 흔들어 지지층을 결집하겠다는 계산에 따른 행동이기 때문이다. 지지기반..
바른정당이 그제 심야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에게 3당 후보 단일화를 제안하기로 했다. 당의 최대 주주인 김무성 의원과 측근 의원들이 5시간 동안 유승민 후보를 압박해 얻어낸 결과다. 후보 단일화 추진은 원칙에도 맞지 않고 명분도 없다. 당이 경선 규약에 따라 뽑아놓은 후보에게 지지율이 낮으니 스스로 그만두라고 하는 것은 자가당착일 뿐 아니라 비윤리적·반민주적이다. 단일화를 주장한 의원들은 의총에서 “이대로 가면 선거 후 당이 살아남을 수 없다”고 했다. 의원들이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백기투항해서라도 자유한국당으로 다시 들어가자는 것이다. 3개월 전 건강한 보수의 가치를 내건 창당대회를 그렇게 무효로 되돌릴 생각이라면 먼저 사과하고 의원직도 사퇴하는 게 이치에 맞..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 정당들의 처지가 말이 아니다. 대통령 선거를 2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정당 후보는 10%, 3% 안팎의 지지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두 당이 하는 양을 보면 마치 대선을 포기한 듯하다. 한국당 소속 의원들의 입에서 맥이 빠진다는 말이 아무렇지도 않게 나온다. 바른정당에서는 유승민 후보를 밀기는커녕 홍 후보와의 단일화를 언급하고 있다. 어제는 의총을 열어 유 후보를 노골적으로 압박했다. 두 당이 지리멸렬한 것은 보수 기득권에 빠져 새로운 보수의 통치철학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반도 주변 정세에 편승한 대결적 남북관계와 그에 기댄 낡은 안보관을 금과옥조처럼 붙들고 있다. 시장만능주의와 대기업 중심의 경제관에 매달려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해법은 외면했..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를 두고 당 안팎에서 사퇴를 거론하고 있다. 그제는 이종구 당 정책위의장이 기자들과 만나 “오는 29일 이전에 의원총회를 열어 대선 전략에 대한 의견을 모으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며 사퇴론에 불을 댕겼다. 대선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는 29일까지 당이 원하는 지지율이 나오지 않으면 사퇴나 후보단일화 등 현실적인 판단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내 몇몇 의원들도 사퇴를 거론했다고 한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도 심심하면 유 후보의 사퇴론을 제기하며 자기 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압박하고 있다. 유 후보와 당이 처한 상황이 엄중한 것은 사실이다. 당과 후보 모두 지지율이 2~5%에 묶여 좀처럼 뜨지 않고 있다.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절박감은 이해한다. 득표율이 10% 미만에 그치면 1..
바른정당의 대선후보 경선에서 유승민 후보가 승리했다. 유 후보는 어제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당 19대 대통령 후보자 선출대회에서 남경필 경기지사를 꺾고 원내교섭단체 정당의 후보로는 가장 먼저 대선후보로 확정됐다. 하지만 유 후보는 최근 지지율이 3%를 넘지 못하고, 당 지지율도 자유한국당은 물론 비교섭단체인 정의당에도 밀리고 있다. 보수당을 분열시킨 배신자라는 비판을 감수하며 개혁보수의 길을 연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공당의 대선후보라는 영예를 안은 유 후보는 다른 당·후보와의 연대를 모색하면서 당의 활로를 열어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떠안았다. 바른정당은 창당 후 두 달 동안 형식과 내용에서 의미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대선 경선에서 대본 없는 토론, 정책 중심의 토론 등 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