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어느 단체의 송년 모임에서 간단한 강의를 했다. 나는 ‘올해 지구촌 뉴스’를 전하면서 “박근혜, 트럼프보다 더한 인물이 다음 우리의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청중석에서 비명 소리가 나왔다. 박근혜·최순실도 충분히 끔찍한데, 더 나쁜 사람이 나올 수도 있다고 하니 놀란 모양이다. ‘박·최’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국정파탄, 부정부패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들은 구토를 부르는 인간의 모습이 어떠한가를 보여주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분노보다는 인간의 사회성에 대한 한계와 절망을 느꼈다. 독점한다는 의미의 ‘농단(壟斷)’은 적절한 표현이 아니다. 최순실씨 일가가 박태환 선수 협박부터 무기 구입까지 손을 뻗지 않은 곳이 없으나, 그들이 집어 삼킨 것은 좁은 의미의 국가권력(청와대)이 아니라 사회..
지난 리우올림픽은 박태환에게 기회의 땅이 되지 못했다. 그는 주종목인 400m는 물론이고 200m와 100m에서도 예선 탈락하고 만다. 마지막 남은 1500m는 연습 부족을 이유로 기권했으니, 8명이 오르는 결선에는 단 한 번도 오르지 못한 채 귀국하는 신세가 된다. 다들 알다시피 그는 2014년 아시안게임을 두 달 앞두고 금지약물인 ‘네비도’를 투여받았고, 이 사실이 적발됨으로써 아시안게임 메달 박탈과 더불어 1년6개월간 국제대회 출전이 금지되는 징계를 당한다. 박태환은 줄곧 “비타민제인 줄 알았다”고 주장하고, 주사를 놔준 의사를 고소까지 하는데, 어려서부터 국제대회를 숱하게 치른, 그리고 올림픽 금메달까지 딴 선수가 네비도가 금지약물임을 몰랐다는 것을 난 믿지 않는다. 그럼에도 박태환은 시종일관 억..
금지약물 양성반응으로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18개월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수영스타 박태환 선수의 올림픽 출전 여부를 두고 찬반양론이 들끓고 있다. 논란은 FINA가 내린 징계의 만료일이 내년 3월이어서 내년 8월 개막되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참가의 여지를 남긴 것에서 비롯됐다. FINA의 처분과는 별도로 ‘금지약물 등으로 징계받은 선수는 징계 만료 후 3년이 지나야 국가대표가 될 수 있다’는 대한체육회의 규정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박 선수만을 구제한다면 지난해 7월 금지약물 복용을 엄단하기 위해 만든 규정의 취지는 형평성 시비와 함께 사라질 수밖에 없다. 박 선수에게 기회를 주자는 쪽은 대한체육회의 규정은 ‘이중처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나름 근거 있는 주장이다. 이미 201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