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엊그제 기자들과 만나 “홀로 하려니 금전적인 부분부터 빡빡하다. 현재는 당이 없다보니 다 내 사비로 모아놓은 돈을 쓰고 있다. 종국적으로는 어떤 정당이든 함께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정당과 함께하겠다. 설 연휴 이후 입당의 가닥이 잡힐 것”이라고 했다. 반 전 총장은 지난 12일 입국 때는 “지금 당장은 어떤 정당에 바로 소속한다든지 그런 건 생각 안 하고 있다”고 했다. 불과 1주일도 안돼 정당 입당에 관한 생각이 바뀐 것이다. 조기 대선 국면에서 조직과 자금 지원이 가능하고 검증 등 수많은 난관을 넘기 위해서는 기존 정당에 몸을 담는 게 여러 모로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그래도 정당 선택의 이유가 정치 비전과 정책을 함께 실현하기 ..
진보와 보수 중에 어느 것이 옳은가. 초등학생 수준의 어법으로 말한다. 진보가 필요한 시대에는 진보가 옳고 보수가 필요한 시대에는 보수가 옳다. 국운이 승하는 나라에서는 이런 선순환이 이뤄진다. 그런데 난조에 빠지는 사회가 있다. 진보시대에 보수정권이, 보수시대에 진보정권이 들어서는 경우이다. 1994년 프랑스의 프랑수아 미테랑이 7년 임기의 대통령을 두차례 지내고 퇴임할 무렵이었다. 그는 선거를 통해 집권한 최초의 사회주의자였지만, 국민들은 사회당의 장기집권과 높은 실업률에 염증을 냈다. 이 때문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우파정권에 대한 선호가 높았다. 이때 좌파 정치인 자크 들로르가 나타나면서 대선판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미테랑 정권에서 경제·재무·예산부 장관을 거친 들로르는 1985년 ‘유럽의 대통령..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주 귀국한 후 폭넓은 대선 행보를 하고 있다. 귀국 이튿날부터 국립서울현충원 참배와 고향인 충북 음성 꽃동네 방문에 이어 그제는 평택 해군2함대사령부에서 천안함을 견학했다. 어제는 구조조정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거제 대우조선해양을 들렀고, 오늘은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가 있는 봉하마을과 세월호 현장인 팽목항, 광주 5·18묘역을 방문한다. 자신이 제시한 대통합과 정치교체라는 과제 실천에 옹골차게 시동을 걸었다. 그런데 그의 행보가 ‘정치교체’ 슬로건에 부합하는지는 의문이다. 기성 정치인과 다를 바 없는 보여주기식 행보와 실패한 이명박 정권의 인물들을 주변에 포진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이미 심판받은 정치세력과 함께 정치를 혁신하겠다는 것은 코미디다. 또 반 전 총장은 (박근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10년간 유엔 수장으로서의 활동을 마감하고 어제 귀국했다. 반 전 총장은 귀국 메시지를 통해 “부의 양극화, 이념·지역·세대 간 갈등을 끝내야 한다”며 국민 대통합을 강조했다. 수많은 지지 인파 속에서 “패권과 기득권은 더 이상 안된다”며 국가 발전에 헌신하겠다는 포부와 각오도 밝혔다.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국제무대를 누빈 한국인에게 시민이 주목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무엇보다 향후 5개월 안에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짧은 기간에 국가 지도자로서의 자질과 역량을 입증해야 한다. 반 전 총장은 외교부 장관과 유엔 사무총장으로 일했지만 국내 정치에는 문외한이다. 지난 10년 동안 국내 현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