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가 ‘페미니스트’라고 선언했을 때 나는 희망을 품었다. 대통령 선거 결과를 보며 ‘이제는 여성들의 삶이 바뀌겠구나!’ 희망에 가슴이 벅찼다. 올해는 미투 운동으로 시작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희망을 품은 여성들이 그동안 겪었던 차별과 폭력을 증언하며 사회의 변화를 촉구했다. 여성혐오 사회에서 자신의 발화가 어떤 어려움과 파장을 가져올지 알면서도 여성들은 용기를 냈다. 변하지 않으면 한국 사회에 미래는 없으니까. 여성의 삶에도 민주주의가 실현되기를 바라는 여성들의 용기가 밑거름이 되어 변화를 만드는 것처럼 보였다. 정부는 신속하게 성희롱·성폭력 근절을 위한 범정부협의체를 꾸리는 등 범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법무부, 문화체육관광부, 교육부, 경..
지난 28일 방영된 SBS (이하 )는 성범죄동영상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에도 해당 영상이 사라지기는커녕 ‘유작(遺作)’이라는 이름으로 유통되는 충격적인 실태를 고발했다. 피해자는 전문업체에 돈을 주고 삭제를 의뢰했지만 동영상이 사라지지 않자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다. 영상은 피해자가 숨진 뒤에도 웹하드 사이트에서 100~150원에 거래돼 왔다고 한다. 경악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은 성범죄동영상을 전문적으로 올리는 이른바 헤비업로더와 웹하드사이트 운영업체 간의 범죄적 공생관계를 파헤쳤다. 웹하드 업체들은 높은 수익을 가져다주는 성범죄동영상 업로더들을 경찰의 단속이 미치지 않도록 감싸왔다고 한다. 경찰이 업로더의 신원정보를 요청하면 업체들은 외국인 명의의 가짜정보를 보내 조사를 막는..
‘홍대 누드모델 불법촬영 사건’에 대한 경찰의 편파수사를 규탄하는 여성들의 2차 대규모 집회가 지난 9일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지난달 19일 1차 집회 때보다 참가자(주최 측 추산 3만여명)가 더 늘어났고, 일부 참가자들은 삭발을 하기도 했다. 포털사이트 다음 카페 ‘불편한 용기’ 주최로 혜화역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나의 일상은 너의 포르노가 아니다’ ‘남자에겐 화장실, 여자에겐 불법촬영장’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성차별 수사 중단하라” “여성 유죄, 남성 무죄” 등의 구호를 외쳤다. ‘불편한 용기’는 9일 발표한 성명에서 불법촬영 및 유포행위를 보다 강력하게 처벌할 것을 사법부에 요구하는 한편 현재 계류 중인 불법촬영 관련 법안을 신속히 입법할 것을 국회에 촉구했다. 기업 내 여성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