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소성리 가는 길
“소성리는 처음 가십니까? 골짜기라예, 산골짜기.” KTX 김천 구미역에서 나를 태운 택시 기사는 비닐하우스들이 늘어선 좁은 마을 길을 달리며 그렇게 말했다. 참외 수확철이 지나 텅 빈 비닐하우스의 겉면에는 여기저기 붉은 래커로 ‘사드 반대’라고 쓰여 있었다. 가을하늘이 높고 푸르던 토요일 오후, 동행 하나 없이 숨어들 듯 소성리를 찾아 나선 이유는 내 마음이 갈피를 잡지 못해서였다. 6차 핵실험을 한 지 채 2주일도 안돼 불꽃놀이하듯 중거리탄도미사일을 쏘아올리는 북한 앞에서, 사드의 전쟁 억지력이 정말로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합리적인 토론 같은 것들은 말 많은 페이스북 담벼락에서조차 뜸해졌다. 지구 반대쪽에 사는 브라질인 친구가 “탈출 계획이라도 세워 놓았냐”고 걱정스레 보내온 메시지에 “괜찮아, 우린..
일반 칼럼
2017. 9. 20.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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