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원장님들 덕분에 새삼 우리 교육의 ‘암흑의 핵심’이 선뜻 그 모습을 드러낸 듯합니다. 비리와 부정 그리고 교육부의 무책임은 ‘사립’의 두꺼운 장막 뒤에 있습니다. 좌파 운운하거나 폐원까지 거론하는 원장님들의 저 당당한 태도는 무엇을 ‘빽’으로 한 것인지요? 유치원이란 딱 그들의 사기업이자 사유재산입니다. 초등학생부터 어른까지 ‘사립’ 건물주가 꿈이며, 궁중족발 사장이 더 동정받는 이 나라에서(그러니까 이 나라 자체가 일종의 ‘사립’입니다), 신성불가침 사립의 신화를 뚫고, 국공립유치원을 늘려야 한다는 여론이 인다는 건 예외적인 상황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오늘의 이 관심이 교육 전체에까지 연결되기를 바라봅니다. 이제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국가와 사립학교의 관계는 새로 정립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겁도 많고, 담력이 약하고, 가위도 잘 눌리는지라 세상 무서운 게 귀신 이야기다. 납량특집이 쏟아지는 여름에는 혼자 집에 있을 때 TV도 잘 켜지 않는다. 혹시라도 그런 유의 프로그램을 보게 될까봐 지레 겁먹어서다. 그러면서도 또 세상 좋아하는 이야기가 귀신 이야기이다. 금지된 모든 것들이 원래 유혹적인 것이기 때문일까. 나는 사실 귀신의 존재도 믿는다. 엄마는 내가 아주 어렸을 때 귀신을 본 적이 있다고 했다. 이웃에 사는 교인과 새벽 기도에 같이 가던 중이었는데, 내가 다니던 학교 앞에서였다고 했다. 갑자기 나타난 여자 둘이 엄마에게 길을 물었다고 했다. 이러저러하게 가라고 알려주고는 걷던 길을 마저 걷는데, 같이 가던 이웃이 느닷없이 웬 혼잣말이냐고 하더란다. 방금 처녀 둘이 길 물었잖소, 하고 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