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와 포항의 연이은 지진은 자연의 힘 앞에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가를 보여주었다. 반대로 자연에게 거대 재앙은 인간일 것이다. 주민들이 지진에 삶의 터전을 잃는 것과 같이 반달가슴곰이, 산양이, 하늘다람쥐가 탐욕스러운 자본에 의해 삶의 터전을 잃는다. 마치 자연과 인간이 서로 대립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실제는 자연 속에 우리가 있고, 파괴된 환경은 더 큰 재앙으로 돌아옴을 인식할 때이다. 개인의 권리, 자본의 가치를 그 어느 나라보다 우선하는 국가로 당연히 미국을 꼽을 것이다. 이런 정부가 자신들이 만든 가장 훌륭한 아이디어를, 대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호하기 위한 ‘국립공원’ 제도라 말한다. 그 어떠한 과학적 발견이나 기념비적 건설행위가 아닌, 보전을 위해 자본의 욕심을 강력히 제한하는 제도를 우러르는..
불교에서 크게 존경받는 조사(祖師)들의 어록을 읽다보면 “누런 나뭇잎을 흔들어 어린아이의 울음을 그치게 한다”는 표현이 나옵니다. 요즘 식으로 말하면 “여기 돈 있다”며 우는 아이를 달랜다는 뜻입니다. 곰팡이 냄새가 푹푹 풍기는 책들에서조차 이런 말들이 흔히 나오는 것을 보면, 돈을 좋아하는 것은 애나 어른이나 또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를 추진하는 이들이 시국이 어수선한 연말을 틈타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환경훼손을 이유로 강력히 항의한 환경단체와 주민들, 문화재 파손을 염려하며 끝없이 탄원한 학자들 앞에서 그들이 흔들어 보인 것은 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이 작성했다는 ‘경제성 평가 보고서’입니다. 그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부터 평균 73억원의 편익이 발생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