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에게 성폭력(rape) 예방 교육을 할 때 “낯선 사람을 따라가지 마라, 싫다고 의사 표현을 분명히 하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성폭력 가해자의 대다수는 피해자와 아는 사람이고 어린이 성폭력은 더 비율이 높다(80%). 무엇보다, 압도적인 폭력 상황에서 “분명한 의사 표현”이 가능할까. 효과보다 역효과가 클 가능성이 높다. 잠재적 가해자가 아니라 잠재적 피해 집단을 대상으로 한 교육 자체가 문제인 것이다. 그럼, 어쩌란 말인가. 오죽하면, 이런 방식을 제안하는 이들도 있다. “가만히 있어야 한다. 절대로 아저씨를 쳐다보지 마라.” 아저씨라고 썼지만 가해자는 대개 아빠, 삼촌, 아빠 친구, 오빠, 교사, 의사, 경찰 등 어린이를 보호해야 할 이들이니, 모른 척하는 것도 의미가 없다. 피해자에..
‘리벤지 포르노’라는 단어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한 연예인에 대한 협박 사건 때문이다. 한때 사랑했던 연인 사이의 기념물일 수도 있었던 동영상을 상대에 대한 협박이나 강요, 복수의 칼로 사용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촬영이나 제작에 당사자가 동의했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최근 불거진 사건처럼, 명시적 협박이나 폭언이 수반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리벤지(복수)’의 효과는 발생한다. 특히 상대방이 유명 연예인이라면 그 효과의 크기는 상상하기 어렵다. 리벤지 포르노의 역사는 길지만 논쟁의 중심이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30여년 전 미국의 한 포르노 잡지가 일반인들의 음란 사진을 투고받아 실은 것이 원조라 한다. 이 ‘일반인 사진’의 상당수가 사진 속 여성의 동의 없이 보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