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비혼, 소속 없음, 그리고 빈곤
“앳된 얼굴의 키가 작은 여자 손님이 카스 두 캔과 감자칩 한 봉지를 카운터 위에 올려놓다 말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그녀에게 물었다. 혹시 홍미영 교수님 아니세요? 그녀는 제대로 고개를 들지 못한 채 어수룩하게 대답했다. 아, 아닙니다. 다행히 여자 손님은 더 이상 아무것도 묻지 않고 편의점을 나섰지만, 그날 이후 그녀는 나이가 어려 보이는 손님이 편의점으로 들어설 때마다 반사적으로 긴장하는 몸의 습관을 갖게 되었다.” 조해진의 소설 에는 구조조정 여파로 대학 강사직을 잃고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는 홍미영이 등장한다. 그녀는 실직 이후 함께 사는 아픈 어머니의 병원비와 은행 빚을 감당하지 못해 파산하고 기초생활수급자가 되면서 빈곤층으로 추락한다. 힘들어하던 제자의 손을 잡고 “살아 있는 동안엔 살아..
일반 칼럼/직설
2017. 9. 19.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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