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수평적 호칭
트로이전쟁 후 귀향길에 나선 오디세우스는 외눈박이 거인 키클롭스가 사는 동굴에 갇힌다. 거인에게 잡아먹힐 위험에 처하자 오디세우스는 불에 달군 말뚝으로 거인의 눈을 찔렀다. 누구냐고 소리치는 거인에게 오디세우스는 ‘우티스’(Outis)라고 말했다. 비명을 듣고 달려온 거인의 친구들이 누구의 소행이냐고 묻자, ‘우티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친구들은 “아무도 안 찔렀다니 어쩔 수 없네”라며 돌아가버렸다. ‘우티스’는 ‘아무도 아닌 자(Nobody)’라는 뜻. 오디세우스는 자신을 ‘우티스’라고 호명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했다. 압록강을 건넌 연암 박지원이 요동에 묵을 때의 일이다. 이슥한 밤, 밖에서 발소리가 들려 “거 누구냐”고 소리 지르니, 청나라 순찰병이 “도이노음(島夷老音)이오”라고 대답한다. 연암은 그..
일반 칼럼
2019. 1. 9. 10:29
최근에 올라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