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일본의 유명한 컨설팅 회사인 Sigmaxyz에 초대를 받아 다녀왔다. 이 회사는 도쿄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회사로 일본 내에 비즈니스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곳에서 반나절 정도를 보내면서 일본인들이 일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가장 놀라웠던 점은 스마트폰 사용 예절이었다. 100여명의 직원들이 개방된 사무실에서 일하는데 책상 위에 스마트폰을 올려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스마트폰 사용조차도 공과 사를 엄격히 구분하여 일하는 시간에는 오로지 일에만 집중하는 그들의 모습이 놀라웠다. 회의 시간도 마찬가지였다. 2시간 정도 회의를 하면서 스마트폰을 단 한 번도 꺼내지 않았다. 상대방의 눈을 보며 말하고 상대가 말하는 내용은 열심히 수첩에 받아 적는다. 이렇게 집중해서 일하는 일본인들의 모습을 ..
스마트폰이 없는 친구가 있다. 그렇다고 집에 있는 유선전화를 잘 받는 것도 아니다. 이 친구한테 연락하려면 이메일을 보내 전화를 해달라고 부탁해야 한다. 친구가 직장을 갖고 있다면 사정이 달랐을 것이다. 실시간으로 연결되지 않는 사원을 너그럽게 봐주는 회사는 흔치 않다. 동아리나 가족도 다르지 않다. 반나절 이상 연락이 안되면 실종신고를 해야 하는 세상이다. 친구는 전업 작가다. 문단에 나온 이래 줄곧 ‘재택근무’를 해왔다. 평생 출퇴근을 해온 나로서는 스마트폰이 없는 친구가 부럽기만 하다. 돌아보면 나는 정보통신기술이 업그레이드될 때마다 새로운 기기를 들고 다녀야 했다. 삼십대 중반 삐삐(무선호출기)를 시작으로 시티폰, 휴대폰을 거쳐 스마트폰으로. 그사이 정보고속도로가 깔리고 유비쿼터스를 거쳐 초연결사..
저러다 사고 나지, 어쩌자고 휴대폰에 빠져서 차도 길도 안 보나… 친구는 한참 구시렁 말문을 못 닫았다. 찬찬한 그가 비명과 욕설에 가까운 고함을 질러 되레 내가 놀랐다. 그것도 제 딸 나이쯤 보이는 젊은 여성에게. 신호가 진작 바뀐 횡단보도에 돌연 사람이 들어서면, 지나는 운전자 그 누구라도 놀라지 않을까? 하마터면 칠 뻔했다. 다른 장면, 스마트폰에 열중하며 새벽 큰길을 무단횡단하던 대리운전 기사가 차에 치여 사망한 기사에 가슴 아팠다. 일 때문이었겠지. ‘자상한 아빠였다’는 딸의 얘기도 실렸다. 쪼끄만 모니터 보며 길 걸으면서 손가락 꼼지락거리는 사람들의 모습은 이미 ‘풍경’이다. 운전 중에도, 헬스클럽 러닝머신 위에서도, 친구들과 마주 앉아서도 ‘폰질’들이다. 이어폰 귀마개도 덮었으니 ‘세상일은 ..
젊은 부부가 아이 둘을 데리고 들어와 옆자리에 앉았다. 예닐곱으로 보이는 딸과 서너 살로 보이는 아들. 식사 자리가 불편해질 것 같았다. 아이들의 소란 때문에 패밀리 레스토랑은 꺼리는 편인데,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들 녀석의 성화에 못 이겨 다시 찾고 말았다. 신도시 외곽에 새로 생긴 대형 쇼핑몰 3층. 제철 식재료, 친환경 작물, 홈 메이드 등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운 샐러드 뷔페였다. 휴일 한낮이어서 그런지 대부분 가족 단위 손님이었다. 그런데 내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뛰어다니거나 소리 지르는 아이들이 눈에 띄지 않았다. 웬일이지? 다름 아닌 스마트폰 덕분이었다. 아이들이 먹는 것보다 ‘보고 만지는 것’에 더 신경을 썼다. 음식을 가지러 갈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부모들이 가져다 떠먹여야 했다. ..
한나라당 의원 몇명이 주축이 돼 '불법적 통신 등 특정 요건'에 해당되면 이동통신사를 통해 인터넷 접속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법안을 발의했네요. [관련기사] 정부·여당, 스마트폰 통한 SNS접속 원천차단 추진 '불법적 통신'이란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또 실제 법안이 통과될지를 떠나서 이런 통제가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국회 홈페이지의 의안정보에 올라온 법안 내용입니다.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2011.11.08 발의) 최근 스마트폰의 사용으로 모바일시대가 가속화됨에 따라 무선인터넷의 이용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인터넷망을 제공하는 기간통신사업자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음. 이에 따라 인터넷 접속역무를 제공하는 기간통신사업자의 중립성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으나, 현행법에는 이와 관련한 규정이 미비한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