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케미칼의 차광호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해복투) 대표의 하늘싸움이 1년이 지났다. 그와 함께하는 스타케미칼 해고자들은 회사를 팔고 떠나려는 소위 ‘먹튀 자본’에 맞서 고용, 단협, 노조 승계를 내걸고 싸우고 있다. 자본은 이미 폐업하고, 공장을 팔고 떠날 만반의 채비를 하고 있지만, 해고자 11명이 남아 공장을 지키고 민주노조를 사수하고 있다. 누구한테 억울함을 호소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2014년 해고자들은 싸움의 의미를 만천하에 알리고 그들의 결연한 의지를 선포하기 위해 차광호 대표의 굴뚝싸움을 택했다. 그 투쟁이 이제 1년이 넘었다. 그간 자본은 여론의 압력에 밀려 대화 제스처를 취하고는 있지만 뾰족한 대답이 없다. 해고자를 공장으로 보낼 무언가 새롭고 획기적인 국면 전환이 필요한 때다. 스타케미칼..
올해는 여름 끝자락과 가을 어귀에서 추석을 보냈다. 여느 해보다 빨라도 한참 빠른 ‘풋추석’이었다. 그만큼 설렘도 빨랐고 반가움도 빨랐다. 조개 국물로 무쳐낸 시어머니의 나물 솜씨는 여전했다. 아픈 허리를 붙잡고 밤새 끓여낸 친정 엄마의 탕국에는 굵은 토란이 보태졌다. 나물을 친정으로, 탕국을 시댁으로 가져가서 나눠 먹으니 온기가 사라지지 않는다. 명절이란 이런 거다. 누군가는 ‘명절은 시간의 한 매듭’일 뿐이라 하지만 너무 팍팍한 해석이다. 먼길 헤쳐 품어 온 음식을 풀어놓고, 자식의 부모임을 부모의 자식임을 가장 애틋하게 느끼는 때, 연대와 애틋함이라는 의미쯤은 덧붙여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이번 추석은 목엣가시 같다. 명절의 ‘연대’와 애틋함 대신 굴뚝에서, 아스팔트에서 고립된 사람들이 자꾸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