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서 사람을 만나다]‘복직’으로도 되돌릴 수 없는 아픔
그해 여름은 소란했다. 강은 곳곳에서 파헤쳐졌고, 노동자들은 곳곳에서 내쫓겼다. 남쪽 바닷가 도시에서는 크레인에 오른 이가 몇 달째 정리해고 철회를 외치며 싸우고 있었다. ‘철회’를 외치는 이들의 싸움은 절박했기에 쉬 물러서지 않았다. 사람이든 건물이든 강이든 철거하는 데는 이골이 난 이들은 철회를 두려워했다. 그들은 잃을 게 많았다. 그해 곳곳에서 벌어진 싸움은 더는 잃을 게 없는 이들과 잃을 게 많은 이들의 싸움이었다. 그러니 당장 내쫓긴 처지가 아니더라도 길에 함께 나서야 했다. 언젠가는 잃을 게 많은 이들이 나를, 내 가족을, 내 친구를, 내 이웃을 벼랑 끝으로 내몰 테니까. 그 여름, 어린이책 작가들이 길에 나서 겨우 한 일은 해고노동자 가족들에게 책을 보내주는 거였다. 책 한 권이 할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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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9. 19.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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