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필그림은 시간에서 풀려났다.” 커트 보니것의 소설 의 이야기는 이런 문장으로 시작된다. 어느날 외계인에 의해 납치되어 외계행성 트라팔마도어로 납치된 바 있던 빌리 필그림은 그들로 인해 시간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방법을 터득했다.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이동을 하는 걸 말하는 게 아니다. 과거로부터 미래로 일직선처럼 달려가는 시간 대신 그 시간 전체를 바라보거나 살아가는 것을 말한다. 영화로도 만들어진 테드 창의 소설 에서 역시 미래는 과거를 딛고 만들어지는 시간이 아니다. 그것은 과거를 끌어안은 시간이다. 에서는 그 시간의 흐름을 언어의 문제로 변환하기도 한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순차적으로 발생하거나 원인과 결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당신이 과거를 아는 동시에 미래를 볼 수 있다면, 그리고 그것..
육아는 상처다. 신비였던 육아가 상처투성이의 과정이 되었다. 육아는 고통이다. 모든 육아의 과정이 고통일 필요는 없으나, 작금의 육아는 불필요할뿐더러, 나아질 수 있음에도 나아지지 않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들로 점철되어 있다. 육아는 싸움이다. 싸우지 않고는 되는 일이 별로 없다. 나와 사랑으로 가정을 이룬 사람과의 싸움까지 잦다. 그래서 더 분통이 터진다. 육아는 책임이다. 나 홀로 잠 못 자고 감당해야 하는 힘겨운 책임. 함께 책임지는 구조는 말로만 존재할 뿐이다. 오직 고독하고 투철하게 감당해야 하는 무한 책임이다. 그리하여 육아는 절망이 된다. 흔히 지나온 삶에 끝을 고하는 과정이 된다. 삶의 기회들이 물거품처럼 사라져 버린다. 경력 단절은 너무 중립적인 용어다. 그냥, 여러 가지가 끝이다...
지난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는 저출산 문제를 극복할 방안이 활발하게 논의됐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성평등 정도가 높을수록 출산율이 높아지는데 아빠들의 육아휴직이 잘 안되고 있다”면서 “‘독박 육아’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저출산 극복 종합 대책도 좋지만 문제는 사랑하는 아이와 함께할 시간도 없다는 것”이라며 “노동 시간을 과감하게 줄여야 일자리도 늘고 가족공동체도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년 후에는 여름휴가를 한 달간 사용하는 대한민국이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앞서 지난달 28일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으로 가는 전용기에서 “연차 휴가를 모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이 솔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