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을 시작하고 한 달이 조금 더 지났다. 생후 30일이 막 지난 2번 꼬마와 요즘 부쩍 동생을 향한 질투로 마음고생이 심한 세 살 1번 꼬마의 앙육자로 살아가는 일상은 생각만큼 녹록지 않다. 1번 꼬마를 키우며 육아를 어느 정도 경험했다고 생각했는데 둘이 되니 차원이 달라졌다. 우선 하루의 시작이 언제인지가 불분명하다. 잠자는 시간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두 시간마다 울어대는 신생아 수유노동은 새벽이 되면 그 절정에 달한다. 새벽 수유를 하고 트림을 시키고 기저귀를 갈아준 뒤 2번 꼬마가 금방 잠이 들면 나도 모르게 실실 웃으며 자리에 눕는다. 반쯤 좀비가 된 상태로 아침을 마주해 1번 꼬마를 깨워 밥을 먹이고, 어린이집 등원을 시킨다. 어린이집 선생님과 소통하고 아이의 소식을 전해주는 키즈노트..
남성 육아휴직자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어제 내놓은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남성 육아휴직자는 5101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2.1% 증가한 수치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말까지 남성 육아휴직자수는 1만명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 된다. 남성 육아휴직자는 전체 육아휴직자(4만4860명)의 11.3%를 차지해 올 상반기 처음으로 10%를 넘어섰다. 이는 저출산을 해소하고, 일과 가정을 양립시킨다는 육아휴직 제도의 취지가 확산되고 있다는 의미로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한국의 남성 육아휴직자 비율은 여전히 선진국에 비해 낮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남성 육아휴직 비율은 스웨덴이 32%로 가장 높고, 독일·아이슬란드·노르웨이는 20%를 넘어섰다..
남녀 불평등을 확인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자녀를 둔 가정의 출근 전 풍경일 터이다. 한 직장여성은 출근 전 1시간 동안 15가지의 일을 한다(, 조주은). 본인과 남편, 자녀의 출근 및 통학 준비 때문인데 하나같이 만만치 않다. 남편과 자녀 깨우기만 해도 “일어나라”고 말하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시간에 쫓겨 일하다보면 정작 자신은 밥먹을 시간도 없어 굶고 출근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반면 남편은 세수하고 차려준 밥을 먹고 옷을 입는 3~4가지가량의 ‘자기 일’만 하면 된다. 다 같은 직장인이지만 가부장적 성역할 규범은 이처럼 가사와 육아에서의 여성 차별을 강요한다. 남편이 거들어줄 때도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도와주는 것’이지 ‘남편의 의무’는 아니다. 직장 내 차별은 더욱 심각하다. 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