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겨울올림픽이 시작되었다. 여자아이스하키에서 남북 단일팀이 출전하듯이 대화와 협상의 실마리가 잡혀 평창이 ‘평화올림픽’으로 역사에 남기를 누구나 소망한다. 그러나 최근 국내외 강경파의 도를 넘는 북핵 관련 발언은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그들의 문제를 일일이 짚을 여유는 없지만 강경론이 공유하는 암묵적 전제, 즉 미국의 선제예방타격을 포함한 효과적인 제한 전쟁이 가능하다는 전제는 냉정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목숨이 걸린 터에 설령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마땅히 따져 봐야 할 일이며, 모두가 합리적이고 온당한 결론을 찾아내야 할 관심사이다. 실제로 선제타격이 벌어지면 북한은 과연 어떻게 나올까? 전면전으로 번지지 않으려면 북한도 재래식 무기로 제한적인 응전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통제된 무력충..
스위스의 산골 리조트 마을 다보스라는 곳에는 매년 1월 말이 되면 세계 주요 정상, 장관, CEO, 사안별 전문가, 그리고 유명 언론인들이 다 모여든다. 이들은 이곳 다보스에서 서로 만나 사업 협상도 하고, 세계의 주요 흐름을 살피기도 하고, 정부의 입장을 발표하기도 하는데 그러한 플랫폼을 제공하는 포럼이 세계경제포럼(다보스 포럼)이다. 작년 다보스 포럼에서는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개막연설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제일주의’와 일방주의에 대하여 중국이 책임지고 자유무역과 다자주의로 대표되는 국제질서를 수호해 갈 것을 선언하였고, 그로 인해 세계의 리더십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넘어가는 서막이 올랐다고 언론에서 대서특필하기도 하였다. 지난 1월22일부터 26일까지 열린 다보스 포럼은 작년의..
모태신앙이었다. 교회는 놀이터이자 유치원이었고, 성경책이 동화책이었다. 전도사님과 목사님은 선생님이었으며 하나님은 아버지였다. 입버릇 같던 ‘아버지하나님’에 분노한 아버지의 꾸지람을 지금도 똑똑히 기억한다. 그래도 교회 가는 일이 즐거웠다. 어린 마음속의 예수님은 여자인지 남자인지 알 수 없는 긴 머리를 휘날리며 늘 사회적 약자에게 손 내미는 의롭고 친절하며 우아하고 아름다운 분이었다. 부족하고 나약하고 어리석은 우리를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으셨으며 심지어 삼일 만에 부활하신 분 아닌가. 나는 그분을 존경했고 사랑했으며, 매일 만나고 싶었다. 어머니들은 식당에서 밥을 퍼주며 아이들의 뒤치다꺼리를 하고, 교회의 주요 보직은 아버지들만 차지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기엔 너무 어렸고 무엇보다 젠더관념이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