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수계의식은 엄숙함을 넘어 장엄하다. 10계를 받는 사미·사미니의 수계든, 250계 비구계와 348계 비구니계를 받는 비구·비구니의 구족계 수계의례든 마찬가지다. 수계의식 때면 밤을 꼬박 새워 3000배를 한다. 파르라니 깎은 머리에서 땀방울이 뚝뚝 떨어진다. 세속의 질긴 인연을 끊고 스님으로 살아가려는 다짐의 결정체다. 연비의식도 치른다. 촛농을 물들인 삼베실의 불이 살갗을 태운다. 오직 부처님 법대로 살겠다는 발원의 상징이다. 부모도 속세도 등진 불제자가 초발심을 잊지 않게 연비는 팔뚝에 귀한 상처까지 남긴다. 아무나 스님이 되진 못한다. 인간의 본능마저 거스르는 ‘독한’ 이들이다. ‘우파니샤드’ 경구처럼 버림으로써 영원하고 청정한 진리를 얻는 이들이 스님이다.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
숨겨둔 자식이 있다는 의혹으로 사퇴 압박을 받아온 대한불교 조계종의 설정 총무원장이 16일 중앙종회 회의에서 불신임됐다. 이로써 설정 총무원장은 4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취임 10개월 만에 물러나게 됐다.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종의 총무원장이 종회에서 불신임을 받기는 종단 사상 처음이다. 설정 총무원장의 퇴진 논란은 지난 5월 에서 설정 원장의 친자 문제, 학력 위조 의혹 등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총무원은 학력 위조 문제는 인정했지만 친자 의혹에 대해서는 사찰에 아이들을 입양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생긴 것이라며 부인했다. 해명이 지지부진하자 불교 개혁세력과 시민단체는 설정 원장 퇴진과 총무원을 비롯한 종단의 개혁을 요구했다. 설조 스님의 단식은 조계종 내부에서 맴돌던 설정 원장 퇴진 문제를 외부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