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이 27일 한진그룹 총수 일가를 관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과 두 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전 진에어 부사장이다. 이들은 명품 등을 들여오면서 대한항공 회사 물품인 것처럼 속여 세관에 신고하지 않는 수법 등을 동원했다. 밀수액은 고가의 소파와 탁자·욕조, 반지·팔찌에서 그릇과 과일까지 1193품목에 걸쳐 7억2000만원어치나 된다. 이들은 ‘국내에서 샀다’거나 ‘선물 받았다’면서 증빙자료도 전혀 제출하지 않았다고 한다. 대한항공 직원 2명도 총수 일가의 밀수를 돕다가 공범으로 함께 고발당했다. 총수 일가가 대한항공을 ‘밀수 조직’으로 만든 것이나 다름없다. 대한항공은 한국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대기업이자 세계 굴지의 항..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70억원대 배임·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른바 ‘물컵 투척’ 사건으로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킨 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검찰과 경찰, 관세청 등 11개 기관이 수사·조사해온 한진 총수일가 비리 의혹에 대한 첫 단죄 치고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불법과 탈법, 갑질을 일삼으며 사익만 추구하는 재벌 일가의 구태를 근절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를 검찰은 또 외면했다. 조 회장은 배임·횡령·사기 및 약사법·국제조세조정법·공정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아왔다. 검찰이 인정한 공소사실을 보면, 재벌기업의 전형적 비리 행태를 총망라하고 있다. 납품업체들로부터 항공기 장비 등을 사들이며 중개 수수료를 챙기고, 어머니를 계열사 직원으로 등재해 허위급여를 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22일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조현아 칼네트워크 사장과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를 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사퇴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강화하고, 준법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도 했다. 조 회장의 사과문은 조 전무의 ‘물컵 갑질’이 폭로된 지 열흘 만에 나온 것이다. 여론의 눈치만 살피다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사과문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조 회장은 2014년 ‘땅콩 회항’ 사태 때도 조현아 당시 대한항공 부사장을 경영일선에서 퇴진시키겠다고 해놓고 집행유예 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슬그머니 계열사 사장으로 복귀시킨 전례가 있다. 이 때문에 조 회장의 사과문 발표는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속임수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조 회장은 70대 노인을 폭행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