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에 의해 포위된 청와대에서 홀로 웅크린 채 거짓 해명에 억지 부리기, 버티기로 일관하는 사람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다. 야금야금 국정 복귀의 기회만 노리다가 여론이 악화되고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억지다 싶으면 찔끔 물러서가며 오로지 대통령 자리를 지킨다는 일념으로 시민에 맞서고 있다. 최순실씨 등 3인의 공소장에서 드러난 박 대통령의 범죄 혐의는 그동안 나돈 이야기로 어느 정도 단련된 시민조차 깜짝 놀라게 하는 것들이었다. 정권 초기에 잠시 연설문 등의 표현에서 최씨의 조언을 받았다고 한 박 대통령의 말은 온통 거짓이었다. 지난 4월까지 외교문서는 물론 장차관 인선 검토 자료까지 줄기차게 최씨에게 넘기고 있었다. 박 대통령은 미르재단 등의 설립과 모금 전 과정을 깨알같이 지시한 것도 모자라 재벌 총수..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정세균 국회의장을 찾아가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총리후보를 추천해줄 것을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국회가) 좋은 분을 추천해 주신다면 그분을 총리로 임명해서 실질적으로 내각을 통할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제안은 분명 진일보한 것이다. 국회를 향해 여야 합의 총리 추천을 요청함으로써 야당의 뜻을 수용하는 모양새는 갖췄다. 청와대는 이 제안이 곧 거국내각 구성을 수용하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제안은 촛불민심은 물론 야당의 요구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우선 모든 권력을 내려놓고 2선으로 물러선다는 언명이 전혀 없었다. 거국내각의 취지를 살리겠다는 말도 정 의장과의 비공개 회동에서 애매하게 밝혔다. 총리 권한에 대한 논란이 없게 분명히 말해달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