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트콜텍’은 오랜 시간 동안 나에게 너무 익숙하고 안쓰럽고 분노를 부르는 이름이었다. 사람에게는 튼튼한 벽과 지붕이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내가 콜트콜텍의 해고노동자들을 목격했던 곳은 죄다 사람들이 바삐 움직이는 시내 한복판 한쪽에 자리 잡은, 너무나도 빈약해 보이는 천막이었다. 그리고 그 목격담은 마치 유령처럼 장소를 옮겨가며 몇 번이고 반복되었다. 부끄럽게도 나는 이제야 그 지난한 투쟁이 콜트와 콜텍의 공동투쟁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13년 만에 사측으로부터 ‘유감 표명’과 ‘합의금’을 받게 된 것은 1988년에 설립되고 통기타를 만들던 콜텍이고, 1973년에 설립되어 전자기타를 만들던 콜트에서 해고된 노동자는 여전히 대법원 앞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23일 국내 최장기 투쟁사업장 콜텍 노사가 정리해고 노동자의 ‘명예 복직’ 등에 최종 합의했다. 4465일간 벌여온 노동자들의 복직투쟁은 끝났다. 42일간 이어진 임재춘 노동자의 단식도 멈췄다. 다행스럽다. “회사가 버티면 노동자들이 알아서 포기한다는 법칙을 깨고 싶었다”는 이인근 콜텍지회장의 말처럼, 이번 합의는 ‘부당한 정리해고는 용납될 수 없다’는 경종을 울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사람을 함부로 해고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콜텍 노동자들의 저항은 2007년 사측의 일방적인 해고로 시작됐다. 사측이 비용 증가를 이유로 생산기지를 인도네시아·중국 등으로 옮기면서 공장 폐업과 함께 노동자 89명을 정리해고한 것이다. 당시 콜텍은 수십억원의 순익을 냈으며, 직전 10년간 누적흑자 규모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