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김용균씨가 사망한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지난 4일 또 발전소 운전업무를 하는 하청노동자가 작업 중 장치에 끼여 전치 6주의 중상을 입었다. 현장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김용균씨 사망 이후 생긴 2인 1조 근무수칙이 사람을 살렸다”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태안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한국서부발전과 부상자 ㄱ씨(48)가 소속된 하청업체 한전산업개발이 사고 처리 과정에서 보인 행태를 보면 이곳이 불과 석달 전 온 나라를 슬픔에 빠뜨렸던 사고가 난 곳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ㄱ씨는 2호기 내에서 작업하던 중 석탄분배기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 보행로가 아닌 곳으로 피하려다 기계에 몸이 끼이는 사고를 당했고, 동료가 장치를 멈추는 풀코드를 당겨 구조하며 살 수 있었다. 김용균씨 사망 이후 서부발전이 안전..
지급된 손전등은 꺼지고, 휴대전화기 손전등이 작업장에 남아있는 젊은 임시직 노동자의 삶을 밝힌다. 막장보다 못한 태안화력발전소의 근무환경에서 컨베이어벨트는 이성 없이 돌아가고, 끝내 우리 시대의 아들 김용균은 칠흑의 어둠 속에서 돌아오지 못했다. 잠과 사투를 벌이는 어둡고 컴컴한 작업장에서 그는 수없이 되뇌었을 것이다. ‘나도 남들처럼 살아야지, 남들처럼.’ 그의 소박한 꿈은 뜯지 않은 컵라면 속에 그대로 남아있었다. “내 이럴 줄은 정말 몰랐다. 불쌍한 우리 아들 좀 살려주세요.” 부모의 울부짖음이 모든 이의 심장을 녹였다. 영국의 옥스퍼드 사전은 2018년을 규정하는 단어로 ‘독성이 있는’ 의미의 ‘toxic’을 선정했다. 독성물질, 유해환경, 유해 미세먼지 등의 표현에서부터 ‘미투운동’으로 번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