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4일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했다. 폭약을 사용해 핵실험장의 모든 갱도를 무너뜨리고 입구를 폐쇄했다. 향후 핵 관련 지상시설과 인력을 철수하면 폐기가 완료된다. 북한이 유일한 핵실험장을 폐기한 것은 미래 핵을 포기한 대담한 선제적 조치다. 그러나 미국은 6월12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앞으로 쓴 이런 내용의 서한을 공개했다. 이는 국제관례에 어긋나는 것은 물론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북한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무조건적 선제조치를 취해왔다. 6개월째 핵실험 및 미사일 시험발사를 중지하고, 억류 미국인 3명을 석방했다. 그러나 미국은 그에 상응하는 행동을 보인 적이 없다. 오히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미국 정치권은 트럼프 스캔들로 요란스럽지만, 정작 미국이 당면한 핵심적 문제는 트럼프에도, 그리고 러시아에도 있는 것이 아니다. 예컨대 미국의 의료보험제(오바마케어)는 현재 상태로는 지속이 불가능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트럼프케어로의 수정도 사실상 상원 통과가 불가능하다. 재정 계획이나 조세 개편안은 아무도 현재 상태로는 통과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지 않으며, 의회가 승인해준 미국의 부채 발행 한도는 다 찼기 때문에 재정 고갈로 인한 정부 셧다운 가능성은 커져가는데 정작 트럼프 행정부는 국방예산 증액을 외치고 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6개월이 다 되어가는데 여전히 국무부 등 주요 행정부 핵심 포스트를 아직도 온전히 채우지 못하고 있다. 오죽하면 하원외교위원장이 “현재 국무부는 여러 가지 사안을 제..
프랑스 파리에 있는 자연사박물관은 내가 가 본 세계 여러 곳의 자연사박물관 중에서 가장 예술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전시를 하고 있다. 입장하면 만나는 대형 홀에 가득한 동물들의 박제는 홍수 앞에서 모든 종의 생명체를 보존하려고 했던 노아의 고민을 웅변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박물관 전체에 기상 현상의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 가끔은 번개도 치고 밝기도 바뀐다. 2015년 12월12일 타결된 파리기후협약을 상징한다. 이 협약은 지금 국가로 인정받는 197개국 중에서 시리아와 니카라과를 제외한 195개국이 서명한 역사적인 사건이다. 지구 온도를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서 2도 이상 올라가지 않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한 이 협약은 작년 11월4일부터 포괄적인 구속력을 가진 국제법으로 효력이 시작되었다. 파리기후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