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의 시신이 발견된 후, ‘뉴욕타임스’에 장문의 기사가 실렸다. 그 제목은 “In Ferry Deaths, a South Korean Tycoon’s Downfall”(여객선 사고, 한국의 한 부호의 몰락)이었다. 200개에 육박하는 댓글 중 유독 하나가 눈에 띄었고, 한국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공간에서도 화제가 됐다. “북한은 공산주의의 문제를 보여주고, 남한은 자본주의의 문제를 보여준다”는 것이 그 내용이었다. 물론 그 말은 맞는 말이다. 하지만 세월호 침몰 사고가 한국 자본주의의 어떤 측면을 폭로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 않은 듯하다. 문제의 기사를 읽어보자.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목포해양대학원 김우숙 학장은 이렇게 말했다. “세월호가 그 정도로 많은 화물을..
윤모 일병 구타 사망 사건이 일어난 육군 제28사단 소속 병사 2명이 휴가를 나와 동반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같은 중대에서 상병으로 복무 중이던 이들은 각각 휴가를 나와 지난 11일 오후 10시24분께 서울 동작구의 한 아파트에서 함께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고 한다. 도대체 어찌된 영문인가. 총기난사와 자살, 구타 사망 사고 등으로 군이 초비상 상황이고 국가적 차원에서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마당이다. 그런데 그런 일이, 그것도 윤 일병 사건으로 온 국민의 눈길이 쏠려 있는 바로 그 부대에서 일어났으니 말이다. 두 상병의 휴가 중 동반자살은 무엇보다 ‘관심병사’ 관리에 심각한 허점이 있음을 말해준다. 서울이 집인 ㄱ상병은 B급 관심병사로서 지난 5월2일 인성검사 때 자살예측 판정 및 복무 부적응 결..
육군 28사단 윤모 일병을 죽음에 이르게 한 구타와 가혹행위, 집단괴롭힘은 지옥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다. 행여나 상상을 초월하는 이 악마적 상황이 그저 가해자 몇몇의 일탈적 행동의 결과라고 여겨서는 안된다. 지난 4월 육군 조사에 따르면 병영 악습 3919건이 확인되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집계한 2011년 군 사망·자살 현황도 그런 사건이 예외적 현상이 아님을 잘 드러내고 있다. 이 기간 군내 사망자는 감소했으나 자살은 66명에서 79명으로 늘었다. 이는 선임병에 의한 가혹행위가 줄지 않고 있으며 나아가 그런 일이 병영의 일상사가 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이 지경이 될 때까지 국방부와 육군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윤 일병 사망사건에 국한해도 국방부와 육군이 과연 이런 사건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