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여론조사가 선거에 본격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중반부터다.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는 민정당 국책연구소 부소장 시절 자신과 김행 연구원이 가장 먼저 여론조사 기법을 도입했다고 여러 차례 술회한 바 있다. 그 국책연구소의 전통을 이어받은 것이 자유한국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다. 하지만 아무리 과학적인 기법을 도입했다 해도 여론조사가 매번 정확할 수는 없다. 2002년 16대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숨어 있는 5%’를 믿었다가 낭패를 본 것이 대표적이다. 선거에서 여론조사가 주목받는 것은 기정사실화 효과 때문이다. 특정 후보 지지세가 확인되면 표가 그쪽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다. 한국에서는 투표일 6일 전부터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된다. 그러니 후보들로서는 대세론이 고..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6월 지방선거 지원유세 포기를 선언했다. 예견됐던 일이다. 그간 한국당 후보들은 네거티브 이미지가 강한 홍 대표의 지원이 표 확장에 도움이 안된다고 보고 노골적으로 피하는 태도를 보여왔다. 홍 대표는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31일부터 포항, 성남, 천안, 부산, 울산에서 지원유세를 했지만 광역단체장 후보들은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얼굴조차 내밀지 않았다고 한다. 그의 지원유세 중단은 그를 기피하는 이른바 ‘홍준표 패싱’에 결국 백기를 들었다고 볼 수 있다. 후보들이 당 대표를 공공연하게 멀리하는 것은 정치판에서 듣도 보도 못한 현상이다. 제1야당 대표가 전국 단위 선거를 열흘 남겨놓고 지원유세를 포기한, 정치사상 초유의 일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 홍 대표는 지원유세를 중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