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주요 20개국 정상회의(G20)에서 연일 숨가쁜 다자외교를 벌이고 있지만 국내 정국은 꽉 막힌 채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여야는 송영무 국방·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적격 여부를 놓고 대치 중이다. 추가경정예산안도, 정부조직법 처리도 제자리걸음이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는 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를 10일까지 재송부해줄 것을 국회에 요청했다. 재송부 기한을 넘기면 야당 반대에도 임명할 태세다. 만약 문 대통령이 이들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경우 정국은 그야말로 파행으로 치달을 게 뻔하다. 여권이 임명을 밀어붙이려는 데는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이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대통령 지지율이 아무리 높더라도 명분이 없으면 시민의 동의를 구하기 어렵다. 조..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독일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했다. 문 대통령은 G20 회의 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다. 여느 때 같으면 두 정상 간 상견례가 되겠지만 그럴 분위기가 아니다. 한·중 정상회담을 위한 의제 조율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들릴 만큼 긴장감이 감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성공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를 둘러싼 중국의 우려를 불식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사드에 대한 입장은 문 대통령의 사드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지시로 부드러워지다 최근 다시 강경해졌다. 시 주석은 그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공동성명을 통해 사드 철수를 강하게 요구했..
아내가 운전대를 잡는다. 한두번의 실랑이는 예고된 일. 자전거가 훅 지나간다. 대수로울 것 없는 일이지만, 못 보았냐며 한마디 한다. 이번에는 큰 돌덩어리가 보인다. 보고 있는 거냐고 한마디 다시 보탠다. 실은 나도 보지 못했고, 내가 운전해도 마찬가지라는 것, 나도 안다. 그러다가, 차가 도로의 언저리에 부딪혀 심하게 흔들린다. 나는 기다렸다는 듯이 쏘아붙인다. 그것 보라니까. 내가 말했지. 그리고 마치 정밀촬영이라도 해 둔 것처럼 충돌 상황을 파노라마같이 설명한다. 안다. 나도 보기는 했으나,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걸 인정하고 싶지 않아 목청만 높인다. 나는 알고 있었다면서. 11월9일 새벽, 트럼프의 당선이 확정되었을 때, 내 심리는 대략 이러했다. 갑작스러운 불안과 불확실에 흔들리면서,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