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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도시는 거주와 생활이라는 단순 공간 단위 개념을 넘어 정치, 경제, 사회의 복합적 역학관계로 얽혀 있다. 그 속에서 발생하는 엔트로피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의 ‘차원’이 도시인 것이고, 인간이 밟고 서 자신을 실현하는 장(場)이 부동산이다.

우리는 부동산이라는 삶의 심급을 가급적 드러내지 않으려 한다. 그 이유는 개인과 기업 등의 기저를 이루고 ‘계발’과 ‘개발’을 이뤄내는 과정을 품는 내밀한 층위이기 때문이다. 그곳에서의 결과물들은 공개 전까지 비밀인 것이기에 부동산은 언론, 학술, 분석 영역의 담론으로 다뤄질 뿐 공공연하게 언급되진 않는다. 하지만 세상 모두를 구성하는 기반인 만큼 모두가 원하는 것이 또 부동산이기에 이러한 관념에서 고객의 니즈에 대한 충족의 노력이 부동산 디벨로퍼의 마케팅이고 숙명이다.

국내에서 부동산 마케팅의 기원은 1970년대 서울 반포 아파트 판매에 분양이라는 용어가 등장한 것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당시 마케팅의 성공은 아파트 건설 붐과 가격의 큰 폭 상승을 이끌었다. 1980년대 초반에는 불황에도 우성건설의 초호화 모델하우스 마케팅과 성공으로 부동산업계는 본격적인 마케팅 경쟁에 들어섰다.

이후 1997년 말 외환위기, 2008년 국제금융위기 등 위기마다 부동산 시장에서 마케팅은 회사의 생존이 걸린 문제로 부상했다. 새로운 마케팅 아이디어만이 회사를 구출할 수 있는 길이라 인식되었다. 이러한 부동산 마케팅 형성 과정에서 기업들은 새로운 마케팅 기법을 개발하고 자료를 축적하며 부동산 중개업과 감정평가업, 부동산 컨설팅업, 부동산 금융업, 부동산 관리업, 부동산 리츠(REIT)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 온 것이 지금까지 부동산 마케팅의 역사다.

50여년간의 역사가 수익 목적의 마케팅이었다면 이제는 인간의 삶을 공고히 하는 고품질 부동산 그리고 대한민국이 고품격으로 나아갈 수 있는 상품을 고민하는 단계다. 마케팅을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의 한 과정으로 반영하며, 마케팅 기본 교육에서부터 한국부동산분양서비스협회, 부동산개발협회 등 네트워크로 택지, 주택, 브랜드, 네이밍 등을 적용한 부동산·도시 마케팅을 해야 한다.

 

특히 공적 영역의 부동산 개발에 있어 상품을 만드는 상품개발 마케팅과 만들어진 상품을 잘 파는 분양 마케팅의 균형전략은 국가 인프라 구축과 주거안정인 국민 삶과 직결되기에 중요하다. 또 대형건설사 등 공공 부동산 소비자 그룹은 그들의 세분화된 개발상품성을 늘 고려하기에 공공은 B2B(Business to Business)에서부터 B2C(Business to Consumer)를 아우르는 맞춤형마케팅으로 국민 만족을 위한 상품개발 마케팅과 도시 마케팅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공공 부동산디벨로퍼가 “도시 발전을 위한 마케팅이 최선이다”라는 슬로건으로 소비자 니즈를 충족해 왔다면, 이젠 고객 만족과 국가의 발전을 진지하게 생각할 때다. 공공 부동산디벨로퍼는 ‘국민의 부동산에 대한 핵심가치를 발굴하고 전달하는 데 최선을 다하라’는 모토로 국민 만족에 응답하고 나아가 부동산을 통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부동산 마케팅 전략을 도입해야 한다.

 

서경호 인천도시공사 자산관리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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