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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가질까 고민하는 순간부터 이것저것 다른 고민거리가 많아진다. 임신과 출산, 육아 걱정에 이어 아이의 진학, 취업, 결혼 이후까지 부모들의 고민은 계속될 것이다. 예전에는 대가족 또는 마을에서 아이들을 함께 돌봤지만, 사회와 가족 구성의 변화로 보육서비스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 강화되고 있다.

누구나 아이를 가지고자 할 때 ‘육아휴직이 가능할지’ ‘부모님께 부탁을 드릴 수 있을지’ ‘어린이집은 근처에 적당한 곳이 있을지’ ‘믿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인지’ 등 보육과 관련한 고민을 많이 할 것이다.

2018년 보육실태조사에 따르면, 보호자 모두 취업한 가구 아동의 어린이집 평균 이용시간은 하루 7시간48분으로, 희망 이용시간인 9시간6분보다 1시간 이상 부족했다. 일부 아동들은 오후 4시 이후에 하원해 2~3시간 이상을 친·인척이나 도우미가 돌보는 셈이다. 어린이집은 오후 7시30분까지 운영하도록 돼 있음에도 영·유아 가정에서는 마음 놓고 어린이집 보육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했다.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3월부터 새로운 제도가 시행됐다. 모든 아이에게 필요한 기본적 보육을 보장하고, 어린이집에 늦게까지 있어야 하는 아이를 위해 연장보육반을 구성하고 별도 전담교사가 오후 시간에 출근해 활력을 갖고 아이들을 돌볼 수 있게 했다. 연장보육 전담교사 배치와 연장보육료는 중앙·지방정부가 지원하고 있다.

올해 2월과 3월, 연장보육을 운영 중인 어린이집에 방역점검과 실태 확인을 위해 방문했다. 그 자리에서 연장보육 전담교사 배치로 낮 시간에 담임교사는 업무 부담이 줄어 아이를 돌보는 데 집중할 수 있고, 오후 시간에는 다음날 수업 준비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들었다. 영·유아 가정은 연장보육시간을 이용하는 데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니 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 정부는 수요가 계속 늘고 있는 연장보육을 위해 전담교사의 지속적인 확충으로 아이들을 보다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 2021년 보육실태조사에서도 부모들의 요구를 확인할 예정이다. 정부는 2018년 조사에서 영·유아 가정의 가장 큰 정책 요구사항이었던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을 위해 현재 34%인 공공보육 이용률이 2025년까지 50%가 되도록 매년 550곳 이상 국공립 어린이집을 설치한다. 이렇게 되면 영·유아 가정의 어린이집 선택 고민이 크게 줄어들 것이다. 가정의 상황이나 등원 편의, 반 구성에 따라 적합한 어린이집을 부모님이 선택할 수 있도록 보육서비스와 정책도 다양화하고자 한다.

가정과 정부가 모두 이렇게 고민하게 되는 것은 아이들이 우리 사회의 미래이며, 질 높은 보육서비스로 그 미래를 더욱 밝게 만들 수 있으리라는 믿음 때문이다. 초기 인적자본 투자는 우리 사회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동안 보육의 양적 확충에 우선순위를 두었다면 이제는 질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보육서비스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보육의 질을 좌우하는 보육교사의 자질을 향상시키고 근무환경을 개선해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아이와 그 부모님들이 더욱 행복하고 즐거운 일상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나갈 것이다.

양성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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