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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김(金)이 뜨겁다. 김범수와 김봉진. 재기발랄하고 세상에 없던 창의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엄청난 부를 축적한 두 사람. 40~50대 한창 나이에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겠다는 그이들 결심 덕분에 이상한파로 오그라들었던 가슴이 훈훈해졌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10조원에 달하는 재산의 절반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선언한 뒤 지난 8일 거액의 용처를 직원들의 집단지성에 물은 바 있다. 문화재환수, 기술교육 플랫폼, 장애인과 약자를 위한 지원 등 임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었고 김 의장은 “카카오가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의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사람을 찾고 지원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우아한형제의 김봉진 이사회 의장 또한 지난 18일 세계적 기부클럽인 ‘더기빙플레지’ 219번째 기부자이자, 한국인 최초의 가입자가 되었다. 이뿐만 아니라 2017년 사재 100억원을 기부하겠다는 약속을 1년6개월 만에 지켜냈다. 아, 정말 멋있고 자랑스러운 두 리더에게, 그리고 이 기부대열에 동참하실 분들에게 맞춤한 책 한 권을 소개하고 싶다.
양김씨는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성장한 젊은 부자들이다. 김봉진 의장이 가입했고, 김범수 의장도 가입준비 중이라는 기빙플레지 서약운동을 시작했고, 본인이 1번으로 가입을 했으며, 20여년간 약 60조원을 기부한 기부왕은 누구인가. 세계 최고의 갑부 빌 게이츠다. 그런데 빌 게이츠가 공익 활동에 투신한 지 20년 만에 내놓은 첫 책의 주제는 놀랍게도 <빌 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이다. 세계 최빈국의 가난구제와 보건위생을 살펴오던 이가 어째서 자기 이름을 걸고 기후재앙을 이야기하게 되었을까.
빌 게이츠와 마이크로소프트 초창기에 함께했던 동료 두 명이 회사를 그만두고 환경운동을 하게 되었고, 그들의 이야기를 흘려듣다가 과학적인 데이터들이 전망하는 암울한 지구의 전망에 충격을 받고, 기후변화 문제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약 10년간의 학습결과 가장 긴급하고도 중요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는 기후 재앙이라는 확신을 갖게 된다. 그러면서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지 경영자로서, 창업자로서, 그리고 자선사업가로서 현실적인 대안을 정리한 책이다.
지금까지 인류가 산업화를 통해 배출한 이산화탄소는 사라지지 않았으며, 2050년까지 매년 발생하는 510억t의 탄소를 제로로 줄이지 않으면 지구 전체가 내전과 혼란에 빠진다고 내다보았다. 일찍이 바이러스성 질병의 팬데믹을 예측했던 것도 그의 오랜 학습의 결과로 보인다. 이 책의 미덕은 아주 현실적인 대안들이다. 탄소배출이 안 되는 자연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하되, 아주 싼값에 빨리 저개발 국가에 제공해야 하며, 그것은 또 하나의 새로운 사업기회가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사업가라면 다양한 기후솔루션이 정확하게 정리된 이 책을 한 편의 신규사업 진출 기획안으로 읽어도 좋을 것 같다. 우주탐험에 열을 올리는 세계 4위 갑부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에게 빌 게이츠는 일갈하였다. 지금 로켓은 기후변화의 해답이 아니다. 우리는 지금 더 어려운 문제와 씨름해야 한다고. 사업이든 사회문제든 미래를 볼 줄 알아야 성공한다. 혁신의 아이콘 양김씨가 매우 어려운 기후환경문제로 사회공헌의 새 역사를 써주기를 기대한다.
이미경 환경재단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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