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우리말 중엔 전쟁이 만든 말이 많다. ‘원산폭격’도 그중 하나다. 6·25전쟁 당시 함경남도의 원산(元山)시는 군사요충지였다. 이 때문에 당시 미 공군의 공습이 잦았다. 여기서 ‘원산폭격’이라는 말이 유래했다. 머리를 땅에 박는 자세가 마치 비행기가 폭탄을 떨어뜨리기 위해 급강하하는 모습과 닮았다는 것. 그래서 한자 표기도 ‘元山爆擊’이다.
강원도 화천군에 있는 ‘파로호’도 6·25전쟁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이 일대에서 국군이 중공군을 크게 무찌르자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본래 ‘화천호’이던 이곳의 이름을 “오랑캐를 무찌른 호수”라는 의미로 ‘파로호(破虜湖)’라 고쳐 부르게 했다. 하지만 이제는 한·중 우호관계를 생각할 때 본래 이름으로 바꾸는 것이 옳아 보인다.
파로호 인근에는 ‘카라멜 고개’라는 재미난 이름의 고개도 있다. 6·25전쟁 당시 이 지역을 지휘하던 사단장이 고개를 넘을 때면 운전병이 졸지 않도록 모퉁이를 돌 때마다 카라멜을 주도록 지시한 후 붙은 이름이다. 참혹한 전쟁 때문에 생긴 이름인데, 왠지 인간미가 느껴지기도 한다. 다만 카라멜의 바른 외래어 표기는 ‘캐러멜’이다.
<엄민용 스포츠산업팀장>
'일반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고]비대면 업무, 공공기관이 앞장서야 (0) | 2020.06.16 |
---|---|
[이문재의 시의 마음]다시 낙타를 타게 될 것이다 (0) | 2020.06.16 |
[김민아 칼럼]정은경이 ‘수도권 대유행’을 말하는 이유 (0) | 2020.06.16 |
[아침을 열며]‘위안부’ 운동 내전, 우리의 가해자는 누구인가 (0) | 2020.06.15 |
[NGO 발언대]‘기준 없는’ 기준중위소득 (0) | 2020.06.15 |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