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세상]포털뉴스 개정 법안, 이대로는 안 된다

정권교체 이후 거대 야당이 될 더불어민주당 포털뉴스의 개혁법안 당론이 결정되었다는 소식이다. 인터넷에서 막강한 포털 영향력이 뉴스로 확장되면서 포털뉴스는 국민의 3분의 2가 접속하는 주요한 언론이 되었다. 이런 포털뉴스 관련 법안이 민주당 당론으로 결정된 것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이번 민주당 당론은 기대보다 우려감이 더 크다.

이번 개정은 ‘정보통신망법’에서 포털뉴스를 재정의하는 것인데, 핵심은 4가지이다. 첫째, 포털사가 알고리즘이나 자체 추천 및 편집을 제한하는 것이다. 둘째, 포털 제휴 언론사를 차별하는 것을 금지한다. 셋째, 포털뉴스 내에서 뉴스 보기가 아닌, 언론사 홈페이지로 이동하는 아웃링크 의무화이다. 넷째, 위치 정보를 이용한 지역 언론사 노출 확대이다. 최근 논란이 있는 포털뉴스 의제를 많이 담고는 있지만, 개선의 여지도 많다.

첫째, 포털사가 알고리즘이나 자체 기준에 따라 기사 추천·배열·편집을 못하는 것은 고려할 부분이 많다. 포털사의 기사 추천·배열·편집이 단점도 있지만, 잘 활용하면 장점도 있다. 필자는 이미 포털 화면의 상단 부분을 할당하여 기념일, 역사적 사실, 심층, 탐사보도, 기자상을 받은 뉴스를 공적으로 할당, 노출하는 ‘포털뉴스 공적 할당제’를 제안했다. 속보나 좋은 품질의 뉴스를 부각하는 추천이 가능하고, 네거티브 규제가 아니라 이용자가 좋은 뉴스를 많이 볼 수 있는 포지티브 진흥도 가능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또 언론사만 뉴스를 추천·배열·편집할 경우 현재의 구독시스템과 결합하여 과거처럼 선정성 뉴스가 언론사 ‘클릭 수 경쟁’으로 재연될 수 있다.

둘째, 포털 제휴 언론사 차별 금지는 방향성은 맞다. 현재 ‘제휴평가위원회’는 법적 지위가 없는데도 포털뉴스 제휴, 퇴출 심사권을 가지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렇지만 퇴출이나 처벌조항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면, 허위조작정보 유포를 일삼는 이들이 언론사로 등록해 서비스한다면 큰 혼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 표현의 자유 확대라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뉴스 품질 제고를 위해 보완이 필요하다.

셋째, 아웃링크가 의무화 사안인가도 고민해 봐야 한다. 광고 적고, 읽기 좋은 포털 인링크는 장점도 있다. 아웃링크가 강제되면 일부 언론사 홈페이지는 광고로 가독성이 떨어질 수 있고 민망한 광고에 노출될 수 있다. 또 방문자가 늘 때 중소 언론사는 서버증설 부담도 있다. 포털이 언론 구독시스템으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포털사와 언론사가 인·아웃링크를 선택해서 계약하면 된다. 무조건 인링크로 다른 선택지가 없는 것이 문제였기 때문이다.

넷째, 위치정보이용 지역 언론사 노출은 지금도 네이버에서는 서비스된다. 필자가 소속된 상지대는 강원도에 위치해 언론사 구독을 신청하지 않으면 강원권 뉴스가 첫 화면에 노출된다. 지역 언론뉴스를 확대하는 것은 맞지만, 강제하면 역시 중소포털사에는 또 다른 규제적 성격이 있다.

마지막으로, 해외사업자 적용이 어렵다는 문제는 여전하다. 네이버와 다음은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이지만, 구글은 아니다. 2020년 구글이 문화체육관광부에 신청했지만, 국내 주소지가 명시되지 않아 승인되지 않았다. 규제를 피하려는 의도라는 비판도 나온다. 그런데 구글은 자체 뉴스서비스 배열을 하고 있어 법안이 통과되면 또 국내 포털의 ‘역차별’ 논란을 피할 수 없다.

그동안 포털뉴스 비판이 많이 제기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민주당 당론을 보면 지나치게 한국 포털뉴스 환경과 기술발전의 현실 인식, 이용자 편의성 고려 등이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포털뉴스를 규제하더라도 뉴미디어 상황을 반영하고 저널리즘 발전 측면에서 이용자들에게 긍정적 역할을 강화할 법안이 요구된다. 국회 논의과정에서 의견 수렴과 보완이 필요한 이유다.

송경재 상지대 사회적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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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 미디어 세상 -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