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회 동계올림픽은 1924년 프랑스 샤모니에서 열렸다. 그해 7월 파리 하계올림픽에 앞서 1월에 개막했고 16개국·선수 258명이 참가했다. 이후 1992년까지 동·하계 올림픽이 같은 해 열리다 1994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대회 때부터 2년 단위로 번갈아 개최되고 있다. 근 100년의 역사를 쌓은 동계올림픽은 겨울 스포츠가 발달하며 규모를 키웠고 산업·기술 발전과 더불어 진화를 거듭했다.
1932년 미국 레이크플래시드 대회 때 아이스하키가 처음 실내경기장에서 열렸다. 1952년 오슬로(노르웨이)에서는 피겨스케이팅의 컴퓨터 채점이 시작됐고 4년 뒤 코르티나담페초(이탈리아) 대회부터 동계올림픽이 TV로 중계됐다. 나무가 아닌 금속 스키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60년 미국 스쿼밸리 올림픽 때다. 48년 만에 두번째 동계올림픽을 치른 1980년 레이크플래시드에서는 제설기가 동원되며 처음으로 인공 눈이 쓰였다. 2006년 토리노(이탈리아) 올림픽은 사상 최초로 모바일 생중계되는 기록을 남겼다.
2022 동계올림픽이 4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막한다. 2008년 하계올림픽을 연 베이징은 동·하계 올림픽을 모두 개최한 세계 첫 도시가 됐다. 또 이번 대회는 100% 인공 눈으로 스키 등 설상 종목을 치르는 역대 최초의 동계올림픽이기도 하다. 하지만 베이징 대회는 그보다는 ‘폐쇄 루프(Closed Loop)’ 올림픽으로 역사에 남을 것 같다. 폐쇄 루프란 올림픽 참가 선수단·관계자들을 베이징 시민들과 일절 접촉하지 않도록 차단·분리하는 방역 체계를 뜻한다. 91개국, 2900여명의 선수를 포함한 수만명의 대회 관계자 모두를 외부와 단절된 시설과 동선 안에만 머무르게 하는 것이다. 최근 폐쇄 루프 안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인원이 하루 4만~6만명에 달한다고 하니 통제 수준이 가히 만리장성급이다.
폐쇄 루프가 성공할지는 알 수 없다. 그 안에서 이미 60여명의 확진자가 나왔다고 한다. 대회가 유관중으로 치러지는 점도 상당한 불안 요인이다. 분명한 사실은, 이번 대회기간 내내 폐쇄 루프의 동향이 가장 주목받으리라는 점이다. 코로나19가 성대한 올림픽 축제를 폐쇄 루프 속에 가둬버렸다. ‘팬데믹 올림픽’도 일상이 될 것인가.
차준철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