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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파 측정 기반의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 엠브레인을 개발한 현대모비스 연구원들이 관련 기술을 시험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지난 19일 서울시내 한 골목길에서 80대 행인을 차로 치어 숨지게 한 뒤 달아난 70대 택시기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고령 운전자라 인지 능력과 반응 속도가 다소 떨어져 사고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22일 부산에서는 82세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가 돌진해 60대 할머니와 18개월 손녀가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났다. 운전자는 급발진을 주장하지만 평소에도 차량과 인파가 섞이는 취약지역이라고 한다.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의 위험성과 그에 대한 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사례들이다.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는 지난해 386만명을 넘어 5년 전에 비해 55%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도 3만1072건으로 27% 늘었다. 국내에서는 2017년부터 고령 운전자 사고 방지를 위해 운전면허 자진반납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에 면허를 반납하면 일정액의 교통카드나 지역화폐를 인센티브로 주는 것이다. 하지만 매년 대상자의 2%가량만 참여할 정도로 호응이 낮아 근본 대책으로는 미흡한 실정이다.

여기서 자동차의 첨단 사고 예방 기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요즘 신차들은 충돌 위험이 감지되면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알아서 속도를 줄이고 차선을 벗어나지 않게 경고하는 기능을 이미 갖추고 있다. 지금은 운전자의 심장 박동이나 동공 등 생체 신호를 감지해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헬스케어 기술이 한창 개발 중이다. 최근에는 생체 신호 중 최고난도 영역으로 알려진 뇌파를 측정해 운전자 상태를 확인하는 자율주행 신기술까지 나왔다. 현대모비스가 지난 7월 선보인 ‘엠브레인’ 기술인데, 운전자의 뇌파를 분석해 실시간 컨디션을 측정하며 차내 시각(램프)·촉각(진동)·청각(스피커) 장치로 돌발 위험 신호를 보내주는 시스템이다. 졸음운전이나 갑작스러운 건강 이상에 따른 대형사고 예방이 가능하다.

뇌파 감지 자율주행차는 2~3년 내 상용화될 것이라고 한다. 운전자가 주행 불능 상태로 감지되면 스스로 병원으로 가는 차도 나올 것이다. 운전자가 가고 싶다고 생각하는 곳으로 차가 알아서 가는 날도 머지않았다. 이렇듯 기술이 만능인 세상이 다가오는데, 기술이 모든 문제의 정답일지는 확신할 수 없다.

차준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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