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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외적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중국 패권 경쟁, 한국의 정권교체,그리고 아직도 가슴 아픈 이태원 참사 등 국제정치, 국내정치적으로 복잡한 한 해였다. 한국언론 역시 격동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특히 2023년은 본격적으로 윤석열 정부 언론정책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어 ‘격랑의 시기’를 보내게 될 것 같다. 예상되는 움직임만 해도 언론계에 핵폭탄급 파문을 일으킬 사안이 많다. 첫째, 7월로 예정된 방송통신위원장의 임기 만료에 따른 방송·통신 정책 변화이다. 방통위 내의 구도가 역전되면서 본격적으로 윤석열 정부 방송·통신 정책이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그런데 여소야대란 정치적 과도기가 지속되면서 KBS, MBC 사장 선임과 관련법률 개정 논의 등 혼란이 지속될 수도 있다. 이미 야당..
2022년은 두 번의 큰 선거, 3월의 대통령 선거와 6월의 지방선거를 치렀던 한 해이기도 했다. 이제는 누구를 막론하고 선거에 대한 이야기에 신물이 나겠지만,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논의를 하기에 더없이 좋은 순간이 온 것도 사실이다. 선거가 없는 내년이 아니면 당분간은 우리 선거제도에 대한 공개된 논의를 진행해볼 기회가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선 우리 정치를 규정하고 있는 적대적 양당 대립의 공생관계가 상당히 우리의 선거제에 연원한다고 생각하며, 정치 개혁을 위한 여러 노력의 첫 단추는 선거제도 개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선거제의 근간을 이루는 것은 단순다수제, 즉 유권자는 후보 1명을 선택하여 투표하고, 1표라도 더 얻은 후보가 당선되는 선거규칙이다. 우리의 대통령이 그렇게 선출되게 되어 있..
곡기를 끊고 누운 사람처럼 대지는 속을 비워가고 바람이 그 꺼칠한 얼굴을 쓸어본다 돌아누운 등 뒤에 오래 앉았는 이가 있었다 아― 해봐요 응? 마른 입술에 떠넣어주던 흰죽 세상에는 이런 것이 아직 있다 허은실(1975~) 겨울은 살아 있는 것들에겐 시련의 계절이다. 생존을 위해 활동을 최소화하고 에너지 소모를 줄인다. 식물은 나뭇잎을 떨구거나 겨울눈으로, 동물은 잠을 자거나 알·애벌레·번데기 상태로 겨울을 난다. 생기를 잃은 대지는 “곡기를 끊고/ 누운 사람” 같다. 아니 스스로 곡기를 끊고 오래 돌아누운 사람. 죽을병에 걸려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무언가 많이 서운한 듯하다. 몸이 아프면 평소 아무렇지도 않던 말과 행동이 서운하다. 달래느라 진을 뺀다. 오랜 설득에 얼굴 꺼칠한 사람이 흰죽 ..
한 해를 결산하는 시기다. 교수신문을 보면 대학교수들은 올해 한국 사회를 나타내는 사자성어로 ‘과이불개(過而不改)’를 꼽았다. ‘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반성은커녕 ‘네 탓’만 하는 정치권 행태를 꼬집은 것이다. 정치권의 한 해 결산은 멀어만 보인다. 내년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 협상은 법정처리시한(2일)과 정기국회(9일)를 지나더니 김진표 국회의장이 ‘데드라인’으로 정했던 시점(15일)을 넘겼다. 김 의장이 “정치하는 사람들이 최소한의 양심이 있어야지”라고 역정을 낼 정도다. 그래도 요지경 같았던 올해 정치를 결산하는 데는 사자성어가 맞춤이다. 여야가 상대를 공격하기 위해 자주 썼거니와, 사자성어를 두고 당 내홍이 깊어지기도 했다. 우선 하나를 꼽으면 ‘양두구육(羊頭狗肉)’이다. ‘양 머..
‘강제실종으로부터 모든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협약’(강제실종방지협약)이 지난 12월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2017년 제3차 유엔 보편적 정례인권검토(Universal Periodic Review·UPR) 심의에서 우리 정부가 강제실종방지협약 비준·가입 권고를 받고, 2018년 3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수용 의견을 밝힌 이후 4년 반이 걸렸다. 대한민국 헌법 제6조 제1항은 헌법에 의하여 체결·공포된 조약은 국내법과 같은 효력이 있다고 선언하고 있어 앞으로 강제실종방지협약과 충돌하는 국내 법률을 개정하는 후속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유엔총회에서 통과된 국제인권조약 중에서 가장 중요한 9개를 선별해 ‘핵심 국제인권조약’으로 정하고 있다. 핵심 인권조약은 인간..
지난 14일 국가교육위원회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심의본을 의결했다. 토론을 거쳐야 한다는 일부 위원들의 항의가 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통과시킨 교육과정의 내용은 심각한 수준이다. 성소수자, 성평등, 성·생식 건강과 권리는 성 건강 및 권리로 수정됐다. 심지어 완전한 성인을 뜻하는 ‘전성(全性)적 존재’라는 용어는 “성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뜻이 내포돼 있다”는 항의를 받아 삭제되었다. 9월26일, ‘2022 교육과정, 성평등으로 나아가라’는 제목의 글을 썼다. 공청회에서 예상되는 성소수자, 성평등을 지우려는 혐오 앞에 흔들리지 말 것을 요구했다. 공청회 때 온갖 혐오발언이 나오고 폭력사태까지 일어나기도 했지만, 다행히 교육과정 연구진은 기존 시안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결국 교육부였다..
우리나라는 누구나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실시하는 국가건강검진을 지역과 관계없이 받을 수 있다. 암 질환이나 만성질환은 대부분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드러나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 악화되면서 증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이미 증상이 심해진 후에는 치료의 효과가 크지 않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가건강검진은 암, 심·뇌혈관 질환 등을 조기에 발견해 국민 건강을 증진시키고, 치료에 들어가게 될 비용을 줄이기 위해 시행하는 제도로 크게 일반 건강검진과 암검진, 구강검진으로 나뉜다. 일반 건강검진을 통해 기본적인 건강 상태와 고혈압, 당뇨 등 질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성별 및 연령별로 우울증, 인지장애 등을 확인하는 문진 검사와 골밀도 검사가 추가된다. 암검진 항목들은..